SBS 그것이알고싶다, 청와대 경호실 간부 업무수첩 공개..우병우 당시 민정수석 개입 가능성 주목

▲ '그것이알고싶다'가 7일 방송에서 공개한 청와대 경호실 간부의 업무수첩 내용 일부.<사진=SBS'그것이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위클리오늘=강민규 기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청와대 재직 당시 청와대 고위층이 경찰 인사를 좌지우지한 정황이 담긴 문건이 공개됐다. 

우병우 전 수석이 맡았던 민정수석실은 경찰을 비롯한 고위 공직자 인사검증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던 만큼 우 전 수석이 이번 경찰 인사 특혜 의혹과도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7일 저녁 방송된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우병우 전 수석이 청와대 근무 시절 작성된 '청와대 비밀노트'를 공개했다.

'그것이알고싶다'가 제보를 받아 이날 공개한 것은 청와대 경호실에 파견됐던 경찰 고위 간부의 업무수첩을 카메라로 찍은 11장 분량의 문건이었다.

'그것이알고싶다' 제보자가 촬영한 업무수첩의 주인은 청와대 경호실에 파견 근무 중이던 경찰 고위간부이고, 이를 촬한 시점은 2016년 초라고 했다. 

2016년 초면 우병우 전 수석이 민정수석비서관으로서 한창 기세를 부리고 있을 때다. 

우병우 전 수석은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5월 민정비서관으로 민정수석실에 처음 들어갔다. 이후 7개월만인 2015년 2월 민정수석으로 승진했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면서 2016년 10월말 다른 수석들과 함께 사직했다.

제보자는 " 우연히 보게 된 경호실 고위 간부의 노트에 적힌 내용이 경찰 비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자료라고 생각해서 촬영했다"며 "이번 사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고 난 후 연관 있을 거 같아 읽어보다가 최순실이라는 글자가 나와서 놀랐다”고 말했다.

이 제보자는 "이 노트를 다시 보며 우병우 아들의 운전병 특혜 논란이 떠올랐다"며 "우병우 아들도 특혜가 있었다는 얘기를 듣기만 했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구체적으로 몰랐다. 소문에 역대급 배경이라고 했고 계급 높은 경찰도 우병우 아들은 건들지 못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의경인 우병우 전 수석의 아들의 보직 특혜의혹이 불거지자 경찰측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코너링(커브길 돌기)이 워낙 우수해서" 경찰 고위 간부의 운전병으로 발탁했다고 밝혀 논란이 된 바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가 공개한 문서에는 여러 경찰관들의 이름과 직책, 근무처 등과 함께 이들을 추천한 인사청탁자들의 신상도 상세히 기록돼 있었다.

인사청탁을 한 사람 중에는 청와대 직원 부터 경찰관계자, 국회의원 등도 포함돼 있었다.

'그것이알고싶다'는 업무수첩에 나온 청탁 내용대로 실제 인사가 이루어진 사례도 많았다고 전했다.

이 업무수첩을 작성한 경찰관은 지금은 청와대를 나와  서울경찰청의 간부로 근무중이다. 이 경찰 간부가 재직중인 서울경찰청의 보직은 향후 승진이 보장된 것이나 마찬가지일 정도의 '꽃보직'으로 알려졌다고 '그것이알고싶다'는 전했다.

표창원 의원은 “이 업무수첩의 존재는 말로만 떠돌던 경찰 인사가 권력 농단과 장난으로 줄서기, 유력자와의 관계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실제 존재하는 객관적인 증거로 처음으로 나타난 것”이라며 “이 부분을 몰랐다면 민정수석실이 있을 필요가 없다. 어떻게든 가담하고 함께 진행한 것이 아니라면 이뤄질 수 없는 사건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것이알고싶다' 방송 이후 누리꾼들은 “왜 우병우 아들에게는 관대한 거냐” “경찰 공시생이었던 사람으로 분노가 치민다” “경찰 되려고 노량진에게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비수를 꽂았다” 등 비난 글을 퍼나르고 있다. 비난 댓글이 달린 경찰 커뮤니티도 공개됐다.

이날 ‘그것이알고싶다'는 우병우 전 수석의 처가에 대한 제보들을 바탕으로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과 최순실은 과거 새마음봉사단에서 알고 지냈던 사이였으며, 우 전 수석 장인과 최태민은 40여 년 전부터 호형호제하는 긴밀한 사이였다는 내용도 보도했다.

또 ‘회오리 축구단’과 우병우 전 수석의 관계에 대한 제보도 공개됐다. 제보자는 "90년대 회오리 축구단이라고 있다. 당시 사실상 스폰를 최순득이 했다. 돈을 시원시원하게 잘 썼다. 그 과정에서 우병우가 자주 그 자리에 불려 왔다"며 “주로 모이던데가 XXX 호텔이다. 최순득이 가끔 최순실을 불렀다. 우병우도 있었고 최소한 십여차례 소개를 했었다"고 말했다.

우병우 전 수석은 ‘그것이 알고 싶다’ 팀과 직접 만나지 않고 대신 측근을 통해 “최순실씨나 최순득씨와 만난 적이 없다”며 “특검이 낱낱이 해명해 줄 것”이라는 대답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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