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환율기준, 세계경제성장률 종전 2.8%에서 2.7%로 낮춰

▲ 세계은행이 주요국의 정책 불확실성 증가를 이유로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0.1%포인트 낮춰 전망했다. <그래픽=뉴시스>

[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세계은행(WB)이 미국, 유럽, 중국 등 강대국들의 정책 불확실성 확대를 이유로 올해 시장환율 기준으로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8%에서 2.7%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는 3.6%에서 3.5%로 0.1% 포인트 낮춰 전망했다. 무역둔화, 투자감소, 정책불확실성 증가 등으로 시장환율기준과 PPP기준 모두 작년 6월 전망치에서 0.1%포인트 내려앉은 것이다.

세계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소폭 낮춰잡았지만, 지난해 보다는 0.4% 가량 증가한 것이다. 글로벌 경제가 지난해를 바닥으로 상승 국면을 탈 것이란 얘기다. 시장환율기준 작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전년대비 시장환율 기준 2.3%, PPP기준 3.1% 각각 성장했다.

세계은행이 이처럼 성장률을 수정한 이유는 우선 미국 트럼프정권의 출범과 브렉시트 등으로 주요 선진국의 정책불확실성이 커진 때문이다. 영국에 이어 이탈리아도 유로존탈퇴 가능성이 불거지는 양상이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도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게 세계은행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미국 금리인상이 3차례 더 예정돼 있는 것이 최대 변수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절대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미국금리 변수는 경우에 따라 금융시장은 물론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할 폭발력을 갖고 있다.

세계은행은 올해 글로벌 경제의 하방리스크의 성격상 선진국보다는 신흥국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선진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0.1%포인트 낮춘 반면 신흥군은 0.2%포인트 하향조정한게 이를 방증한다.

국가별로는 미국은 지난해 6월 전망인 2.2%를 그대로 유지했다. 다만 2017~2018년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되지만, 트럼프정부의 구체적인 정책이 아직 드러나지 않은데다 잠재 생산성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로 지역은 1.6%에서 1.5%로 낮춰 잡았다. 브렉시트 불확실성, 은행 부실채권 증가 우려, 유가 상승에 따른 소비 감소, 재정 건전성 우려 등으로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게 세계은행의 예상이다.

눈여겨볼 부분은 선진국중에서 유일하게 일본의 성장률을 올렸다는 점이다. 일본은 소비세 인상 연기(2017년 4월→2019년 10월), 공공부문 재정지출 등으로 단기적으로 성장률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지난 전망치를 0.5%에서 0.9%로 0.4%포인트 상향조정했다.

신흥국의 경우 원자재 수출국 중심으로 성장이 예상되지만 선진국 성장 둔화, 원자재 가격 약세 대응 부족 등이 성장을 제한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브라질, 러시아 등 원자재 수출국은 러시아의 경기회복과 유가 상승이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여타국은 저유가에 따른 재정난이 심각해 전망치를 2.4%에서 2.2%로 0.2%포인트 내려잡았다.

중국은 경제구조가 제조업·투자에서 서비스업·소비로 변화됨에 따라 소비증가세는 나타나겠지만 민간투자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해 전망치를 종전 6.5% 그대로 유지했다.

세계은행은 "선진국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보완하기 위한 확장적 재정정책과 구조개혁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며 "저금리에 따른 자산가격 거품, 금융기관 수익성 악화 등에 대비한 금융시장 안정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흥국에 대해서는 "원자재 수출국은 물가상승으로 통화정책 여력이 적지만 수입국은 물가 안정으로 완화적 통화정책 추진이 가능하다"며 "달러화 강세로 인한 외채 부담 증가 및 상환 위험 확대에 대비해 거시건전성 조치 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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