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원비 등 과도한 사교육비가 소비 부진의 한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강인식 기자]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먹고 입는 것을 바짝 줄여 학원비에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소득은 제자리걸음인데 학원·보습 교육비 등 사교육비는 매년 늘어나 소비 부진의 주된 원인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12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3분기 전국 도시 근로자가구(2인 이상)는 한 달 평균 학원·보습 교육에 22만6576원을 지출했다.

1년 전 2015년 3분기(21만4492원)보다 6% 정도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이 같은 기간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 증가율(1%)의 6배에 이른다. 아울러 1년간 소비자물가지수 평균 증가율(1%)의 6배이기도 하다.

이처럼 학원·보습 교육비 지출이 소득 증가에 비해 월등히 빨리 늘면서, 처분가능소득 가운데 학원·보습 교육비 등 사교육이 차지하는 비중도 5.4%에서 5.7%로 높아졌다.

소득 증감에 따라 같은 방향으로 탄력적으로 늘거나 줄지 않는 우리나라 사교육비 추세는 다른 주요 소비품목과의 비교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사교육비 지출이 6% 늘어나는 동안 식료품·비주류음료(-4%), 주류·담배(-1%), 보건(-8%), 통신(-3%), 오락·문화(-1%) 등의 소비는 오히려 일제히 줄었다.

결국 소득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경기가 침체한 상황에서 가계가 먹는것, 입는것, 휴대전화 요금, 술·담배, 유흥 등 다른 소비품목에서는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면서도 자녀나 가족의 입시·취업을 위한 사교육비 씀씀이는 더 늘렸다는 얘기다.

거꾸로 말해 사교육비 지출분을 사수하기 위해 쇼핑·술·담배를 자제하고 전화를 덜 걸고, 영화를 덜 봤다는 말과도 같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교육비는 식비, 주거비 다음으로 가계 지출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저소득층도 자식들을 교육하려는 욕구가 있기 때문에 부담이 되더라도 학원비 지출을 줄이기 힘든 상태에서 학원비 부담이 늘면 체감 물가 상승폭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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