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방 묘연 고영태, 이틀째 실검...최순실 게이트 밝힌 핵심 증인들 신변 보호 목소리 커져

 

[위클리오늘=이하나 기자] 행적이 묘연해진 고영태(41) 전 더블루케이 이사의 신변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5촌간 살인사건 등 박 대통령과 최순실 주변 인물들의 의문사가 속속 드러나면서 고영태씨와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 등 최순실 국정농단의 실체를 밝히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핵심 인물들의 신변을 국가 차원에서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영태’는 전날에 이어 14일에도 포털 검색어 상위에 오르며 고씨의 소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반영했다.

고영태씨의 부하인 류상영 더블루K 부장도 최순실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사유화하려한 구체적 정황이 담긴 문서를 검찰에 제출한 이후 소재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고영태씨의 사라진 행적은 13일 헌법재판소(소장 박한철)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6차 변론일인 17일 증인으로 채택된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와 류상영 더블루케이 과장의 소재를 파악해달라고 경찰에 요청하면서 알려졌다. 

헌재 관계자는 이날 "고 전 이사와 류 부장이 이사해 출석요구서가 반송됐다"며 "각각 강남서와 성동서에 두 사람의 새 주소지를 파악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고영태씨는 현재 개인 휴대전화도 꺼진 상태이며 주변에서 연락이 닿는 사람도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영태씨가 태국으로 출국했으며 누군가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는 것 같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아직 확인된 사실은 없는 상태다.

누리꾼들은 “박근혜나 최순실의 사주로 살해됐을수도 있다”, “박근혜 최순실 측근 중 그렇게 하고 살아남은 사람이 있는냐”, "고영태가 제2의 유병언이 될 수도 있다“ 는 등의 글을 퍼나르며 고영태씨의 신변을 걱정하고 있다. 증인 신변보호 목적으로 누군가 숨겨뒀거나 증거인멸을 위해 납치됐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최순실의 최측근이었던 고영태씨는 지난해 10월 JTBC 기자에게 "최순실의 취미가 연설문 고치는 것"이라는 발언을 하면서 최순실 게이트의 실체를 드러내는데 기폭제 역할을 했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등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대중에게 처음으로 알린 것도 고영태씨다. 고영태씨는 2015년 말 TV조선 기자에게 미르재단 등 최순실의 국정농단 관련 자료를 제보했고 TV조선이 이 제보를 토대로 지난해 7월 말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설립과정에 청와대의 강제모금 의혹이 있다는 보도를 하면서 최순실 국정농단 실체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고영태씨는 지난달 7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최순실씨한테는 수행비서와 같았다"며 증언하기도 했다.

고영태씨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이후 신변위협을 호소해 왔다. 지난 해 10월20일 태국에 머물며 “고영태입니다. 도와주세요. 최순실씨의 취미가 대통령 연설문 고치는 것이란 보도는 나와 무관하다”며 한 언론사에 신변위협을 호소하는 듯한 이메일을 보낸 사실이 전해지기도 했다.

지난해 10월27일 고영태씨가 검찰에 자진 출두하기 직전 고씨의 한 지인은 언론에 "고영태가 전화를 해서 '불안해서 못살겠다, 살려달라'면서 울먹이더니,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갑자기 전화를 끊었다. 곧바로 다시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고 있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고영태씨는 청문회 당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순실씨의 뒤가 무섭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제가 운동을 해서인지 무섭지 않았다"고 답하기도 했다.

현재 최순실은 K스포츠재단 관련 모든 책임을 고영태씨와 차은택에게 떠넘기려고 하고 있다.

헌재가 고영태씨의 소재 파악을 경찰에 요청한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3차 공판에서 최순실 측 이경재 변호사는은 "미르는 차은택, K스포츠는 고영태가 중심"이라며 "이들은 직책은 없지만 자신의 측근을 재단의 자리에 앉혀 일을 도모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미르나 K재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지 않았고 고영태씨에 의해 이용된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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