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임종호 기자] 관공서를 다녀오면 으레 뭔가 불편하거나 불쾌했던 기억이 많다. 공무원의 복지부동 때문이다. 특히 ‘서비스정신’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민원처리로 때론 분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자는 16일 서초구청을 방문하고 이 같은 생각을 한꺼번에 지우게 됐다. 오후 12시10분 경 방문한 서초구청 1층 로비에는 카페가 마련돼 있었고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OK민원실에는 몇몇 공무원들이 남아 다양한 증명서 발급에 분주했다.

기자가 이날 발급받으려 한 증명서는 ‘대학수업료등면제대상증명서’로 흔히 발급되는 증명서는 아니다. 이 때문인지 점심시간 창구에 남아 있던 구청직원들은 해당증명서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했다.

결국 기자는 발급을 포기하고 청사를 나서고 있었다. 그 때 민원실 직원 한명은 뒤따라 나오며 “저와 다시 한 번 확인하시죠”라며 민원해결에 적극 나섰다.

관공서에서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창구직원의 적극적이고도 친절한 맘에 놀랬다. 잠깐 우여곡절을 거친 기자는 해당증명서를 대전보훈청으로부터 발급받을 수 있었다.

이날 친절도우미는 서초구청 OK민원실에 근무하는 윤영주 님이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녀는 ‘부동산 관련 증명서발급’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다.

잘 모르거나 귀찮을 수 도 있지만 그녀는 점심시간 자리를 비운 동료를 위해 대전보훈청과 직접 전화통화를 하는 등 민원인의 증명서발급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날 윤영주 님의 친절하고 적극적인 노력이 없었더라면 기자는 오후 일과 중 여러 시간을 허비할 수 도 있었다.

특히 이날 윤영주 님은 민원인이 기자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가운데 최선을 다해 주었기에 기자로서도 더욱 고맙고 든든하단 생각을 하게 됐다.

기자는 이날 서초구청을 처음 들어설 때 1층에 마련된 카페를 보고 ‘부자동네라 다르군’하는 부정적이고 삐딱한 기자 본능(?)에 충실한 것도 사실이다. 당초 서초구청의 의도와는 달리.

하지만 기자는 이날 서초구청 직원의 감동어린 대민봉사를 보고 ‘역시 서초구청은 지역민을 위해 카페까지 설치했구나’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이때문에 당초의 옹졸함에 얼굴이 붉어졌다.

칼럼을 통해서라도 감사하는 맘을 전하는 이유는 최근 대통령 탄핵 등 국가 전반이 혼동과 위기에 있지만 이날 경험을 통해 ‘그래도 대한민국은 해볼 만하다’는 긍정적 사고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날 윤영주 님의 민원처리는 어찌 보면 공무원의 당연한 처사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사회는 ‘당연한 기본기’를 등한시 했고 그로인해 현재의 혼란에 이르렀다.

서초구청을 이끌고 있는 이는 조은희 구청장이다. 오후 시간 민원실 직원들을 위해 커피 한잔 돌리고 격려하길 희망한다.

서초구청 윤영주 님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공무원들이 모두 그녀와 같기를 기대해본다. 이와 같다면 ‘대한민국은 여전히 희망이 있는 나라’라고 불려도 무방할 것이다. 

작은일이지만 최선을 다해준 윤영주 님에게 다시한번 고개숙여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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