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오건호 기자] 아침고요수목원에서 로웰 박사를 떠올린 건 단순히 영어이름풀이 때문은 아니었다.
지난 11일 저녁 수목원의 하경정원(Sunken Garden)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오색별빛 정원전’의 환상적인 모습에서 별빛 찬란한 우주가 연상돼서다.
애리조나 사막의 오지 천문대에서 평생토록 우주 천체를 들여다보았던 박사의 머리 위로 펼쳐졌을 아름다운 우주가 바로 이런 모습이었으리라.
그런 상념은 아침고요수목원을 조성한 한상경 설립자(전 삼육대 교수·원예학)로까지 내달렸다. 그는 1993년 어느 날 화전민이 농사를 포기한 채 염소나 키우던 축령산 아래 이 오지 구중심처 계곡돌밭에 들어왔다.
그는 그걸 개간해 이렇듯 멋지게 수목원과 정원을 조성한 의지의 한국인이다.
그런 생각은 캐나다 밴쿠버 섬의 100년 역사 부차트가든을 보면서 갖게 됐다고 한다. 우리 정서가 담긴 정원을 만들어야겠다는. 사람들은 이곳이 매년 100만 명 이상이 찾는 명소가 된 배경을 탁월한 조경 덕분이라 이해한다.
하지만 내겐 로웰 박사 못지않게 뜨거운 설립자의 열정이 이곳의 꽃과 나무를 통해 전해진 것이라 생각한다.
아침고요수목원: 개장은 오전 8시 반, 폐장은 오후 9시. 토요일엔 오후 11시까지 연장된다. 수목원 안에는 식당과 전통찻집도 있다. 가평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하면 쁘띠프랑스의 ‘어린 왕자 별빛축제’와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를 하룻동안 두루 볼 수 있다.
오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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