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가 20일(현지시간) 미국의 45대 대통령 취임식중 청중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열변을 토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임종호 기자] 세계가 바야흐로 '트럼프시대'에 직면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20일 정오(한국시간 21일 오전2시)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앞 특설무대에서 제45대 미국대통령 취임식을 갖고 세계 최강국 대통령으로서의 4년간의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트럼프 시대의 개막으로 세계는 당분간 불확실성의 시대를 피하기 어렵게됐다. 미국 정치의 이단아이자 '아웃사이더'로 불리는 트럼프는 역대 지도자들과는 판이한 스타일과 캐릭터, 철저한 미국 중심적 사고로 전세계를 혼돈과 공포 속으로 밀어넣고 있다.

이제 세계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세계 최강국 대통령과의 험난한 4년 여정을 같이해야 할 운명이다. 미국 의존도가 세계 어느나라 보다 높은 대한민국은 더 불안하다.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미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만큼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훨씬 더 커졌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취임식에서부터 특유의 미국 중심적 마인드를 여과없이 표출했다. 트럼프는 취임연설을 통해 핵심 공약인 일자리 창출과 경제살리기, 중산층 복원을 약속했다. 취임전부터 불거진 보호무역주의의 파고도 높아질 것으로 예고되는 대목이다.

미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 결정 이후 중국으로부터 혹독한 사드 보복을 받고 있는 상황에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 미국의 사상 유례없는 보호무역주의의 장벽을 넘어야하는 대한민국으로선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는 이미 세계 질서마저 뒤흔들고 있다. 트럼프는 나토 동맹 무용론을 제기하고 유럽연합(EU)체제를 흔들고 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NAFTA) 탈퇴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심지어 UN조차 무시하고 있어 전후 질서의 대변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트럼프의 미국과 중국의 갈등과 대립이 극에 달할 것이란 전망은 대한민국을 더욱 궁지로 내몰고 있다. 트럼프는 특히 어느새 G2로 급부상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노골적으로 전통적으로 적대국인 러시아를 끌어들이는 초강수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두 나라는 대한민국의 압도적인 1, 2위 교역국이자 우방이다. 남북한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핵심국이기도 하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으로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샌드위치 상태에 놓여있다. 자칫 외교적인 밸런스가 무너지면 많은 것을 잃을 수도 있는 처지다. 사드배치 결정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과 중국이 환율 전쟁과 무역 보복 등으로 맞불을 놓는다면 한국 경제는 두 나라 사이에 끼어  희생양이 될 수 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이다. 트럼프는 취임전부터 이미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명명하고 보호무역 강화를 노골적으로 천명한 바 있다.

만약 미국이 대 중국 무역적자 해소를 이유로 보복관세를 부여, 중국의 미국수출에 심대한 타격을 입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대한민국에 전가될 수 밖에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 대미수출품의 중간재의 상당부분이 한국산이기 그렇다.

굳이 중국과의 패권경쟁은 차치하더라도 트럼프는 아직까진 대한민국에 대해서 우호적이지 않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그가 말하는 '환율조작국'에 대한민국이 포함되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군 주둔에 따르는 방위비 분담감을 대폭 늘릴 개연성도 높다. 경제적으로는 보호무역주의 깃발 아래 한미 FTA 전면 재협상을 무기로 대미 무역흑자 축소를 위한 전방위 압박이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본격적인 트럼프 시대가 열리면서 세계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는데도 대한민국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정치와 경제가 정상가동을 못하고 있다. 대선 이후 차기정부가 출범하기까지는 그야말로 적전분열과 자중지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다. 특히 우리 민족은 위기에서 더 강해지는 근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전쟁에서 한강의 기적을 만든나라이고, IMF 국가부도사태에서 단 몇년만에 벗어난 의지의 나라다.
대통령 탄핵 정국의 불확실성을 하루빨리 걷어내고 미국 트럼프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을 출범시킨다면 지금의 위기를 전화위복으로 만들 수도 있다.

트럼프의 미국에 맞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과 번영을 이끌어낼 최적의 차기 정권을 창출하는 일은 그래서 더욱 막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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