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0일 오후 평택항에 수출을 기다리는 컨테이너와 차량들이 빼곡히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작년 10월을 바닥으로 회복 조짐을 보이던 수출이 갈수록 보폭을 넓히며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엔 4년만에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나타내더니 이달들어서도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수출이 이제 침체의 늪에 빠진 우리 경제에 희망의 빛으로 떠올랐다.

미국의 트럼프 정권 출범 이후 금융시장의 불안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글로벌 경제가 안갯속으로 빠져들어 수출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분위기를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며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수출 증가와 함께 수입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급증했다. 수출입이 동시에 급증하면서 불과 수 개월전까지만해도 활기를 잃고 허덕이던 교역에 활기가 넘쳐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 총액은 151억 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72.8% 증가한 것이다.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이 급증한 것은 조업일수와 무관치 않다. 작년엔 2월초에 설연휴였으나 올해는 1월말에 셜연휴가 끝나 2월10일까지 조업일수 차이가 크다. 그러나 조업일 차이를 고려해 일평균 수출액을 봐도 작년보다 11.8% 늘었다.

작년 2월 1일∼10일 수출액이 2015년에 대비 27.3%나 줄어들었기 때문에 수출이 완전한 회복세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있지만, 수출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올해 1월부터 2월 10일까지 누적 수출액을 봐도 총 554억 달러를 기록하며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23.1% 늘어나며 수출 회복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수출 증가의 질적 부분이 좋아진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품목별로 고부가가치 상품과 주력산업군  위주로 수출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수출단가 상승으로 석유제품이 부진에서 벗어나 전년 대비 무려 137.7% 늘어나며 반전드라마를 쓰고 있는 점이 가장 눈에띈다. OPEC의 감산합의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지만, 폭발적인 수출 증가세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용량의 증가와 전체적인 메모리 단가 상승에 힘입어 소위 '슈퍼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반도체가 79.4% 증가하며 계속 수출 상승을 견인중이다. 승용차(91.6%), 자동차 부품(37.3%)도 수출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국가별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수출이 85.0%나 증가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드배치 발표 이후 중국의 보복성 보호무역조치가 강화되고 있음에도 오히려 수출이 큰폭으로 늘어난 것은 분명 의미가 있다.

최근 극도의 수출 부진 속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해온 베트남은 여전히 고성장세를 유지하며 68.2% 급증했다. 또 유럽연합(EU) 64.6%, 일본 64.2%, 미국 29.3% 등 주요수출국이 일제히 증가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최근 원자재 및 유가 상승으로 주력품목의 수출단가가 높아져 수출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게 어느정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세계 경기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우리나라 수출상승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 우리나라의 수출은 지난해 11월 전년 대비 2.5% 늘며 기나긴 마이너스행진에 마침표를 찍었고 12월엔 6.4% 성장에 이어 지난달엔 4년 만에 두 자릿수인 11.2% 증가율을 보이며 고공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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