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터인데이 2월14일은 안중근 의사 사형선고 받은 날

[위클리오늘=강민규 기자] “네가 만약 어미보다 먼저 죽은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는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 맘 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

107년전 안중근 의사가 사형을 선고받는 뒤 조마리아여사가 아들 안중근 의사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이다. 

안중근 의사는 1909년 10월26일 중국 하얼빈 역에서 일제 침약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다. 안중근 의사는 이듬해 2월14일 오전 10시30분 사형선고를 받았다.

안중근 의사의 독립정신과 의거는 이후 일제치하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독립군들의 정신적 버팀목이 됐다. 

2월14일은 그래서 대한민국 역사에서는 중요한 의미를 띄는 날이라는 게 국사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요즘 2월14일은 발렌타인데이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날이 안중근 의사의 사형선고일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국가적인 이벤트 조차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안중근 의사를 테러분자로 인식하게 할 수 있는 포스터를 만들었다가 급히 회수하는 일이 벌어졌다.

일본에서는 안중근 의사를 지금도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하고 있다.

인천 부평경찰서는 안중근 의사의 손도장 그림이 들어간 테러예방 포스터 20장을 제작해 지난 12일 부평역 지하상가 상인단체에 5장을 배포했고 이 중 일부가 상가 게시판에 부착됐다.

얼마 있지 않아 이 테러예방 포스터를 찍은 사진이 트위터를 통해 확산되면서 "안중근 의사가 테러범이냐"는 논란이 일었다.

경찰 측은 "해당 포스터는 부평경찰서에서 지난해 10월경 테러 예방을 홍보하기 위해 자체 제작한 것"이라며 "논란이 된 손도장은 테러를 멈춰야 한다는 의미를 표현하기 위했다. 안중근 의사를 폄하하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포스터를 도안한 경찰 직원은 테러 예방이라는 메시지를 '임팩트' 있게 전하고 싶어서 손바닥 이미지를 인터넷에 검색했으며, 안중근 의사의 손 이미지라는 것은 도안 당시 인지를 한 상태였으나 이 포스터가 안중근 의사를 테러범 취급할 수 있다는 생각은 간과했다"고 밝혔다.

부평서 관계자는 "직원이 실수로 안중근 의사의 손도장을 사용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면서도 "고의가 아니었던 점을 고려해 따로 징계 조치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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