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 여파로 지난해 중도금 대출이 반 토막 났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전재은 기자] 은행권이 집단대출을 바짝 옥죄면서 중도금 대출이 어려워지자 아파트 분양을 받은 실수요자들의 속이 타들어간다.

가계부채 급증세를 우려한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관리모드에 들어갔고 이에 은행권이 여신심사를 깐깐히 하는 등 대출조이기에 나서면서 분양단지마다 중도금 대출은행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에서 모두 2조5000억원 규모의 중도금 대출(집단대출)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9월 은행권의 월평균 중도금 대출 규모는 4조4000억원 수준이었다. 이후 10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전년의 반 토막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46조2000억원 증가했는데 이 중 집단대출이 17조9000억원으로 39%를 차지했다. 집단대출 증가율은 16.2%로 전체 가계부채 증가율인 8.9%의 두 배에 가까웠다.

정부는 이에 따라 차주(대출자)의 소득심사를 강화하고 원리금을 분할 상환하도록 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올해부터 집단대출에도 적용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하반기에는 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비율을 100%에서 90%로 낮춰 은행의 부담을 키웠다.

상황이 이렇게되자 시중은행들은 집단대출을 사실상 중단했다. 서울 강남3구와 신도시 등 이른바 노른자 지역 위주로만 중도금대출을 실시하고 차주의 상환능력 심사를 강화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금융회사들이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 대책에 편승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도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 3% 초중반이던 중도금 대출금리가 최근 연 5%대까지 급등했다. 시중은행의 경우 금리가 4% 초반으로 신용 대출과 비슷한 수준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도금 대출은 일단 물량이 커 대출 규모가 큰데다 올해는 공급 과잉으로 아파트 가격 하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며 "단지별로 사업성이 다르기 때문에 금리 차이는 발생한다. 5%대 금리는 극히 일부일 뿐"이라고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들어 중도금 대출 규모가 줄어들고 있지만 집단대출 규제가 강화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당장 이사철인 3월의 대출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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