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백종범 연구팀, 백금 대체 촉매 'Ru@C₂N' 네이처에 등재

▲ 수소 연료전지의 촉매로 쓰던 비싼 백금 대신 값 싼 촉매제 'Ru@C2N'를 개발하는데 성공한 UNIST 백종범 교수팀. 왼쪽부터 백 교수, 정후영 교수, 자비드 마흐무드 박사, 펭 리 박사.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임종호 기자] 차세대 친환경 무한 에너지로 평가받고 있는 수소를 매우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길이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됐다.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얻을 때 사용되는 고가의 백금 촉매제와 비슷한 성능을 내면서도 가격은 백금의 25분의 1 수준으로 대폭 낮춘 경제적인 촉매제를 국산화한 것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백종범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물 분해 과정에서 비싼 백금 촉매를 대체할 수 있는 루테늄(Ru)과 2차원 유기 구조체 C2N을 합성한 친환경화합물 'Ru@C₂N' 촉매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Ru@C₂N' 촉매제는 13일(현지시각) 나노과학 분야 세계 최고의 권위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에 등재됐다. 네이처 등재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기술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것과 마찬가지다.

연구진에 따르면 'Ru@C₂N' 촉매는 지금까지 최고의 촉매로 알려진 백금과 비슷한 성능을 내면서 가격은 4% 수준으로 저렴하다. 물의 산도(pH)에도 영향 받지 않아 촉매로 쓰기에 적합하다는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으려면 촉매가 필요한데, 우수한 물 분해 촉매는 높은 수소 변환 효율과 내구성을 갖고, 제조 단가도 낮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촉매라도 경제성이 없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화학 작용으로 산도(pH)의 영향을 받지 않고 낮은 전압에서 수소를 분해할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촉매 소재는 백금이지만, 고가의 귀금속인데다가 염기성에서는 안정성이 낮다는 치명적 단점을 갖고 있다.

백금 대체용으로 값싼 비귀금속 촉매가 나와 있지만 산성에서 부식되거나 높은 전압에서만 기능을 발휘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에 반해 백종범 교수팀이 개발한 Ru@C₂N은 물 분해 촉매의 상업적 경쟁력 4가지를 모두 만족하는 고성능의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이 물질은 백금처럼 수소전환효율(turnover frequency, TOF)이 높고, 물을 전기분해할 때 필요한 전압(과전압)이 낮아도 구동된다. 물의 산도(pH)에 영향 받지 않아 어떤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합성 공정도 단순하다. 백 교수팀은 다공성 2차원 유기구조체인 C₂N을 구성하는 단량체와 루테늄 염(RuCl₃)을 단순히 섞은 다음 환원 및 열처리하면 Ru@C₂N 촉매가 생성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같은 방법으로 코발트(Co), 니켈(Ni), 납(Pb), 백금(Pt) 등을 제조해 M@C₂N(M=Co, Ni, Pb, Pt) 촉매도 만들었다. 각 촉매의 수소 발생 효율을 비교한 결과 Ru@C₂N 촉매가 가장 낮은 과전압에서 가장 높은 성능을 보였다. 또 촉매 활성도도 다른 촉매보다 뛰어났다.

백종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재료과학 기술 분야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뿐 아니라 기초부터 응용까지 광범위한 가능성을 제시한다"며 "이 물질은 학문과 과학기술의 잠재적 가치 덕분에 많은 분야에서 주목받을 것"이라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리더 연구자 지원 사업,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BK21 플러스 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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