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지텍고 앞 교육단체협 기자회견, 보수 전학연 제지...교육청 진상 조사

▲ <사진=포커스>

[위클리오늘=이하나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 관련 정치적 우편향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서울 디지텍고등학교 교장 규탄 기자회견이 보수 단체 회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디지텍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서울교육단체협의회(교육단체협)의 '대통령 탄핵 망언 디지텍고 교장 규탄' 기자회견을 앞두고 보수단체인 전국학부모교육단체연합(전학연) 회원들이 집회를 열며 기자회견을 무산시켰다.  

교육단체협은 14일 서울 디지텍고 앞에서 곽길천 교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심판은 지극히 정치적 음모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학교 종업식에서 말 한 것에 대해 정치적 편향 발언을 했다며, 학교와 교장을 상대로 특별 감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전국학부모교육단체연합 회원 250여 명이 현장에서 교육단체협을 저지하면서 기자회견은 무산됐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전학연 회원들은 곽 교장의 발언을 지지하면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전교조 등을 비판하고 나섰다.

경찰은 "대치 상황에서 태극기를 든 여성이 교육단체협 쪽으로 달려들었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생들은 "박사모 등 보수단체의 집회 때문에 보수단체의 집회 때문에 학교에 가기가 무섭다"는 등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디지텍고는 지난 7일 종업식을 하며 정규수업을 마쳤으나 몇몇 학생들이 자율학습을 위해 등교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곽길천 교장은 종업식을 겸해 '탄핵정국에 대한 교장 선생님과 학생들의 토론회'라는 제목으로 행사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심판은 지극히 정치적 음모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며 "언론에 나온 주장을 갖고 그대로 탄핵을 밀어붙여 적법한 절차나 객관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해 정치적 편향 발언을 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서울디지텍고등학교 곽 교장은 "국회가 탄핵 소추한 내용 대부분은 언론에 난 것과 검찰 주장만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며 "불순한 방향으로 간다면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도 말했다.

당시 곽 교장의 발언에 서울디지텍고 학생들의 설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1학년 한 여학생은 "교장선생님이 학교의 장이신데 선생님으로서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하는데 거의다 우익적으로 가고 계세요. 옳다고 생각하냐"고 묻기도 했다. 서울디지텍고 다른 학생들도 곽 교장의 입장을 반박하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

곽 교장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13일 학교 홈페이지에 '탄핵정국 관련 학생들과의 토론회에 대하여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장으로서 학생들이 어느 한쪽에 치우친 생각에 머물러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서울디지텍고등학교는 우편향으로 지적되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전국 유일하게 채택한 학교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서울시 교육청에서 추진한 '친일인명사전' 비치를 거부해 또 논란에 휩싸였다.  

서울시 교육청은 서울디지텍고에 공문을 내려 보내는 등 곽 교장의 발언 내용에 대해 진상 파악에 나섰다. "서울디지텍고가 현재 방학 중이라 16일까지 해명 자료를 보내겠다고 밝힌 만큼 이를 검토한 뒤 본격적인 조사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교육청은 또 서울디지텍고가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신청을 하기 위해 교육부의 지정 안내 공문을 전달해달라는 요청을 한 데 대해 13일 회신을 보내고 절차상 심의에서 부적절하다는 결정이 내려져 안내 공문을 전달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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