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독침맞고 피살...아들 김한솔도 소재 파악 안돼

▲ 김정남.<사진=유튜브 캡처, 포커스>

[위클리오늘=이하나 기자] 지난 13일 오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피살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46)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으로 그의 본처 성혜림 사이에서 태어났다.

1980년대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학을 하면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김정남은 2000년대 초만해도 김정일의 자리를 물려받을 가장 강력한 후계자로 꼽혔다.

특히 김정남은 북한이 강조하는 ‘백두혈통’으로 1988년부터 2001년까지 줄곧 보위부에서 근무하며 간부를 역임했다.

김정남은 하지만 자유분방한 성격과 잦은 돌출 행동 탓에 김정일의 눈 밖에 났으며 일본 나리타공항 밀입국 미수사건이 결정적인 계기가 돼 2009년 후계 구도에서 밀려났다.

김정남은 2001년 5월 아들과 두 명의 여성을 대동하고 도미니카 가짜 여권을 소지한 채 나리타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하려다 체포돼 추방됐고 이후 중국과 마카오 등을 전전했다.

호화로운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진 김정남은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후 김정은이 권력을 잡은 후 호텔 숙박비도 내지 못할 정도로 자금난에 시달린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후계구도에서 밀려난 후 계속 신변의 위협을 호소해 온 김정남은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을 때도 평양에 가지 못했다.

특히 김정남은 2010년 아사히TV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3대 세습에 반대한다”고 발언하는 등 김정은의 심기를 건드렸다.

김정남을 챙겨온 것으로 알려진 고모부 장성택이 2013년 12월 처형되면서 가뜩이나 입지가 좁던 김정남은 더욱 궁지에 몰리며 중국과 동남아시아, 유럽 등을 전전했다. 북한이 2013년 장성택을 역적으로 처벌한 것도 김정남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있었다.

이번 김정남의 피살은 그를 잠재적 권력 위협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던 김정은이 직접 지시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김정은이 정권을 장악한 뒤 중국이 중국은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해 김정남을 김정은 대안으로 보호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김정은을 불안하게 만든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김정은은 김정일의 세 번째 부인인 재일교포 출신 고용희의 아들로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의 존재 자체를 껄끄러워 했으며 권력 유지를 위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는 김정남을 제거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정은이 김정남의 자금줄을 차단하고 들어오라고 명령을 했지만 김정남이 말을 듣지 않아 피살됐다는 추측도 나온다.

김정은은 2011년 말 집권 이후 공포통치를 통해 자신의 '유일 지배체제'에 걸림돌이 되는 인물들을 무자비하게 숙청해왔다.

김정은 집권 이후 처형된 간부는 2012년 3명, 2013년 30여명, 2014년 40여명, 2015년 60여명으로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관계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김정은은 김정일 사망 이후 군부 실세로 꼽히던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을 2012년 7월 전격 해임힌 데 이어 김정일 장례식 때 영구차를 호위했던 김정각, 김영춘, 우동측 등 '군부 4인방'도 김정은 시대 개막 이후 모두 숙청되거나 일선에서 물러났다.

2013년 12월에는 북한 2인자로 군림하던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했다. 2015년 4월에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재판 절차도 없이 공개 처형됐다. 같은 해 5월에는 최영건 내각 부총리가 김정은이 추진한 산림녹화정책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다 처형됐다.

지난해 7월에는 김용진 내각 부총리가 6·29 최고인민회의 때 불량한 자세로 앉아 있던 것이 발각돼 처형됐다. 올해 1월 중순에는 김원홍 북한 국가안전보위상이 해임됐다.

▲ 김한솔<사진=YTN캡처>

한편, 김정남의 피살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의 아들 김한솔(22)의 신변에도 이상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정남과 둘째 부인 이혜경 사이에 태어난 김한솔은 마카오와 중국 등지에 머물다 2011년 말부턴 보스니아의 유나이티드 월드칼리지 모스타르 분교에서 유학 생활을 했고, 이후 프랑스 르아브르시 파리정치대학에 입학하면서 기숙사 생활을 해왔다. 학업을 마치고 지난해 마카오 또는 중국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진 뒤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김한솔은 2012년 10월 핀란드 TV와 인터뷰에서 김정은을 독재자로 표현했다. “잘 모르겠다. 아버지(김정남)는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며 “이는 할아버지(김정일)와 삼촌(김정은) 간의 문제였고 두 사람 모두 (내가) 만난 적이 없어서 그(김정은)가 어떻게 독재자(dictator)가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정남은 현지시간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신원 미상의 여성 2명에 의해 독침을 맞고 살해됐으며 현재 부검 절차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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