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문턱이 높아지자 2금융권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홍정기 기자] 가계대출이 은행권에서 제2금융권으로 대이동을 시작했다. 은행권이 대출을 조이자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제2금융권으로 갈아타면서 제2금융권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정부의 가계와 은행의 대출 위험 관리를 위해 내놓은 대책이 전체 가계대출을 줄이지 못하고 금리가 높은 비은행권의 대출을 늘리는 풍선효과로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 대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가계대출이 양은 물론 질적인면에서도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153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4조원 늘었다. 지난해 증가폭은 2015년(110조1000억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708조원으로 68조8000억원 늘어 2015년(78조2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줄어들었다. 이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도입 여파로 은행권의 가계대출 규모가 축소된 탓으로 풀이된다.

반면 비은행권 가계대출은 446조7000억원으로 무려 55조1000억원이나 늘어 2015년(31조9000억원) 증가 규모를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비은행 주택담보대출(166조3000억원) 증가 규모는 27조7000억원으로 2015년(9조6000억원)에 비해 세배 가까이 늘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이후 주택거래량 감소, 대출금리 상승, 은행의 리스크관리 강화 등으로 증가폭이 축소됐지만 비은행 가계대출은 예년 수준을 상회하는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