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출원에 각종 자격증도 수두룩, 우수 소방관에 봉사활동까지 만점

▲ 대구 수성소방서 이 진(李 鎭, 54) 소방장

[위클리오늘=영천]장지수 기자=“소방에 몸담은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후회가 없다. 내 남은 인생 영원히 소방과 함께 할 것이다.” 뜨거운 불구덩이 만큼이나 강열한 소방 의지를 불태우며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하늘같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한 사람이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영천사람으로 평범하지 않는 소방관의 직업으로 시민의 재산과 인명보호를 위해 불과의 사투를 벌이면서도 틈틈이 취미와 몸 관리로 직업과 사회봉사 양 진영을 춤추듯 넘나들며 자신의 소방관 직업을 즐겁게 가꾸어가고 있는 이 진(李 鎭, 54) 대구수성소방서 소방관(소방장)이다.

경북 영천시 임고면 운주로 33번지가 고향인 이 씨가 소방관에 뛰어든 것은 1995년 소방 구조특채 1기다. 벌써 21년하고 훌쩍 10개월이 더 추가된 소방관 이력이다.

이 기간 동안 소방관련 특허출원, 사회복지 노인심리상담사 2급, 웃음치료사, 인명구조사 등 각종 자격증을 수두룩 쥐고있는 숨은 소방 일꾼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가 감동적인 것은 색소폰을 취미로 시간을 쪼개가며 사회봉사활동으로 자신의 소방일터를 즐겁게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각종사고 현장 등에서 받은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작한 색소폰이다.

이 색소폰으로 이 씨는 10수년간 지역 음악인들과 동호인모임(색포포니아)에서 활동 중에 있다. 큰 사고가 적은 주간에는 틈틈이 색소폰을 어깨에 메고 시커먼 볼에 바람을 한껏 불어넣는다. 갈고닦은 색소폰 실력으로 20여명의 동호인들과 함께 노인정과 장애인시설 등에 사회봉사활동을 하기 위해서다.

음악을 통한 동료 직원들과의 화합은 덤이다.

색소폰은 고향 사람들과 맺은 음악 동호회여서 영천의 마야요양원과 나자렛마을 그리고 장애인들과도 어울리며 춤과 노래로 즐거움을 선사한 횟수가 벌써 60~70여회가 넘는다.

대구 수성구 지산동 '큰마음 요양센터'(노인복지시설)에도 자주 나간다. 고향의 과일·별빛축제장은 은 물론 영천역과 임고서원 등 틈만 나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봉사활동 현장으로 달려 나가 ‘마음의 불을 끄는 색소폰’이라는 명성을 들은지 오래다.

소방관은 튼튼한 육체가 바탕이다. 그는 강인한 몸만들기에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피마자 오일을 몸에 바르고 두 팔로 포즈를 취하면 울퉁불퉁한 구릿빛 그의 근육에 환상의 감탄사는 절로 터져 나온다. 극한 상황에 대처하기위해 관리한 몸이 프로보디빌더에 손색없을 정도다.

이런 그의 몸은 각종 사고현장에서 역량을 발휘했다. 삼풍백화점붕괴사고, 합천호 헬기인양, 대구 지하철화재사고 등 극한 상황의 구조현장과 한겨울 얼음물속에서 구조의 진가를 보여 왔다며 동료들의 칭찬이 마르지 않는다.

덕분에 2006년 홍콩에서 열린 세계소방관경기대회 보디빌더부문 은상을 수상한 장본인이기도 하지만 그의 살신성인 정신은 특별히 남다르다. 경남 합천호 소방헬기 추락사고 때는 49m수심에서 조종사를 인양하는 투철한 희생정신과 사명감으로 맡은바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소방관 이였다.

소방서 밖 인생보다 소방관 내 그의 이력은 더욱 빛난다. 틈틈이 쌓은 봉사활동 실적은 총 581시간 30분이다. 잠수기능사, 동력해양면허 1급, 항해사, 인명구조사, 마스터잠수 등 구조현장에서의 필수요건은 모두 갖추었다. 시민안전을 위해 구조·구급에서 1인2역에 유감없이 능력을 발휘할 준비된 소방관이라는 의미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의뢰해 그의 숨은 노력의 증거를 확인해 보았다. 119구조대원 당해계급 화재 385건, 구조 1천875건, 구급 43명이다.  2009년 11월부터 최근 7년간의 소방활동 실적은 화재진압, 사체인양, 일반조난 등 모두 2천303건으로 하루 1건에 가깝다.

소방항공대 구조대원으로 근무하는 동안에도 155명의 인명을 구조했다. 몸을 아끼지 않는 그의 투철한 사명감이 만들어낸 성적표다.

소방관 이 씨는 틈틈이 소방관련 장비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2014년 2월 휴대용 방연마스크를 개발해 특허청에 특허출원(출원번호 10-2012-0034785)한 이력도 가지고 있다. 연구면 연구, 실적이면 실적이다. 자원봉사에 취미까지 전문가 수준이다.

극한 자신의 직장을 즐거움으로 승화시켜 함께하는 동료들에까지 활력을 불어넣는 소방관 바로 영천의 인물 이 진(李 鎭)씨다.

이런 소방관이 있어 우리는 행복하다. 뜨거운 화마 속에서 극한에 치달을 때 인간은 누구나 한 순간 자신의 목숨을 염려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매일 죽음을 보면서도 생명과 사투를 벌이는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오직 사명감 하나로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소리 없는 작은 영웅들의 소소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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