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전면에 걸려있는 스냅의 대형 배너. 성공적인 IPO로 100여명의 백만장자가 배출되는 등 스냅이 미 증시에 연일 화제를 뿌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홍정기 기자] 동영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냅챗 개발사 스냅이 미국 뉴욕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2일 기업공개(IPO) 첫날 공모가(17달러) 대비 44% 상승하며 미 증시를 강타한 스냅은 이틀 연속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상장 이틀만에 공모가 대비 60%에 가까운 상승률을 나타내며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3일(현지시간) 스냅 주가는 전일 대비 11% 오른 27.09달러에 마감하며 종가 기준 시장가치가 400억 달러에 육박했다.

현재 시장가치 기준으로 스냅은 미국의 대표적 농기구 업체인 디어의 시가총액(350억 달러)을 비롯해 델타와 사우스웨스트 항공, 휴렛팩커드 등을 능가한다.

스냅의 성공적인 IPO는 미 증시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공모가 기준으로 한 스냅의 기업가치는 240억달러로 트위터(110억달러)의 2배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미국 기술주 사상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2012년 페이스북 이후 최대 규모의 IPO 기록이다. 2014년 미 IPO 기록의 대부분을 갈아치우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했던 중국 알리바바그룹 이후 최대 규모다.

IPO 이전부터 스냅은 지난 2013년 상장한 트위터 이후 가장 기대되는 기술주로 미국 주식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지만, 현재까지의 행보는 당초 예상을 크게 웃돈다.

스냅의 IPO 대박은 절묘한 타이밍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기업프랜들리 정책과 미국기업 위주의 정책을 천명한 이후 미 증시가 사상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며 고공비행중인 상황에 스냅이 IPO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스냅의 예상치를 웃도는 높은 공모가와 이틀연속 주가가 폭등하자 미국 애널리스트들은 즉각 버블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애틀랜틱증권의 제임스 코드웰 애널리스트는 "일정 시점이 되면 주가는 펀더멘털과의 충돌이 불가피하다"며 "스냅의 첫 수익 보고서에 투자자들의 마음이 옮겨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코털리서치 그룹의 브라이언 위저 애널리스트도 투자보고서를 통해 "스냅의 주가가 너무 과대평가돼 있다"며 "주당 10달러가 적정 주가"라고 평가절하했다.

스냅이 2011년 선보인 스냅챗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고 나면 사라지게 하는 기능으로 젊은층의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작년 말 기준 사용자가 1억5800만명에 매출은 4억450만 달러에 불과하다.

2015년 3억7300만 달러였던 스냅의 순손실액은 지난해 5억1500만 달러로 늘었다. 2015년과 비교해 지난해 사용자가 48% 증가할 정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익구조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선 2013년 상장한 후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트위터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국내 애널리스트들도 페이스북과 스냅은 근본적인 경쟁환경부터 다르기 때문에 IPO 초기의 주가는 버블이 상당히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페이스북은 별 경쟁자 없이 블루오션의 길을 걸은 반면 스냅은 페이스북, 유튜브 등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을 선점한 사업자와 치열하게 경쟁해야 처지여서 실적이 주가를 뒷받침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스냅 주가가 버블이든 아니든 높은 공모가와 상장 이후의 잇따른 주가 상승으로 창업자들과 투자자들은 대박을 터트렸다. 스냅의 IPO로 배출된 억만장자만 6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스냅 주식 각각 2억1000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공동 창업자 에번 스피걸(26)과 보비 머피(28)는 단숨에 벤처스타로 떠오르며 돈벼락을 맞았다.

3일 종가기준으로 두 20대 벤처스타들의 주식평가액은 각각 56억7000만달러, 한화로 6조원을 훌쩍 넘는 벤처갑부로 등극했다. 스피걸의 약혼자이자 세계적 모델인 미란다 커는 2일 뉴욕 증권거래소에 스피걸과 함께 나와 기쁨을 만끽했다.

두 공동창업자 외에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부사장인 티머시 센(36살)도 약 700만 주를 보유하고 있고, 투자은행 출신으로 현재 스냅의 CSO(최고전략책임자)로 재직 중인 임란 칸(39살)도 280만 주를 갖고 있어 하루아침에 벤처갑부 반열에 올랐다.

이들 외에도 스냅의 임직원 대다수는 수 십만 주에서 수 백만 주씩을 보유하고 있어 백만장자가 최소 100명이 넘게 탄생할 것이라는게 실리콘밸리 IT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스냅에 투자한 벤처캐피털도 대박을 터트렸다. 스냅의 기업가치가 지금의 50분의 1 수준이던 2013년 스냅에 투자한 벤치마크는 무려 1억3160만 주를 보유하고 있어 수 조원의 투자수익을 낼 전망이다.

라이트스피드도 2012년 스냅챗이 정식으로 출범하기도 전에 투자에 관여해 현재 8660만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벤치마크 보다 투자 당시 주가가 낮아 상상을 초월하는 투자수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스탠포드대학을 그만두고 2011년 스탠퍼드 동료들과 스냅챗을 설립한 이후 2013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로부터 10억 달러의 인수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던 스피겔. 그의 선택은 현상태로만 보면 신의 한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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