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하나 달랑 메고 상경해 캠프 자원봉사
당에 헌신한 안지사에게 진 마음의 빚 갚고 싶어

[위클리오늘신문사] 전 한국일보 전국제 기자 = 경남 하동 시골마을의 이장 직을 수행했던 L씨는 지난해 11월 배낭하나 달랑 메고 상경하여 안희정 캠프에 몸을 담았다.

6년전 낙향하여 농촌마을을 이끌며 2년간 이장 직을 맡았던 그가 안희정 캠프에 뛰어든 이유는 분명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에게 진 마음의 빚을 갚아야겠다는 일념으로 캠프 자원봉사에 뛰어 들었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마음의 빚은 애잔하다. 안지사는 노무현 전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로 노무현대통령 만들기 일등공신이었지만 모진 고생의 가시밭길을 걸어왔다는 것이다. 첫째 안지사는 대선자금의 책임을 지고 1년간의 감옥생활을 했다. 사면이라는 제안도 뿌리쳤다. 또한 참여정부 5년동안 공직생활을 거부했다. 당이 감옥 간 것을 이유로 공천을 주지 않아도 남아서 당을 지켰다. 안지사가 하려고 맘만 먹었으면 어떤 자리도 차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안지사는 노대통령과 진보진영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풍찬노숙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L씨는 노전대통령 대선 캠프인 금강캠프의 막내로 노대통령 만들기에 일조를 했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참여정부 때 국회에서 봉직했다. 그는 안지사 생각만 하면 미안한 마음에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다. 일등공신으로 가장 대우 받아야 할 사람이 참여정부의 성공과 진보의 성공을 위해 스스로 십자가를 지고 고난의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그는 “민주당 사람들이라면 안지사에 대해 저와 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을 위해 헌신한 안지사에게 진 마음의 빚을 갚기 위해 자발적인 봉사를 하는 사람들이 캠프 안에는 많습니다.”라고 말한다.

그가 캠프에 뛰어든 또 하나의 동기는 대연정과 통합을 통해 진보 진영이 원하는 진짜 개혁을 이루고 싶어서다. 노전대통령을 보낸 아픔을 치유하고 이 땅에 또 다시 정치보복이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그는 믿는다. 진보와 보수의 두 날개로 한 차원 발전된 민주주의를 이끌겠다는 안지사의 대연정 소신이야말로 87년 체제 이후 양쪽으로 갈라져 한 발짝도 전진하지 못하는 현재의 정치 구조를 타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안지사가 젊은 시절 꿈꿔왔던 혁명을 대연정이라는 통합과 포용으로 진짜 혁명을 만들어내는 것에 미력한 힘을 보태고 싶어 한다.

그는 대선 때까지 안지사에게 진 빚 갚기에 모든 열정을 쏟고, 안지사가 대통령에 당선되던 안되던 미련 없이 배낭 메고 고향으로 내려간다는 생각이다. 논두렁의 흐드러진 들꽃을 보며 모내기를 하는 이장님을 그려본다. 안지사에 대한 그의 마음의 빚이 대한민국 대통합의 꽃으로 피어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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