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닭고기 산지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송원석 기자] 연초 우리나라의 먹거리 물가 상승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에서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여파까지 겹치며 소, 닭, 돼지, 계란가격 상승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OECD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한국의 식료품·비주류 음료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3% 급등하며 위험수위에 도달했다.

OECD 회원국 평균(0.4%)보다 10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정치 혼란과 테러 등으로 경제난을 겪고 있는 터키(7.8%), 지난해 OECD에 가입한 라트비아(6.2%)를 제외하면 한국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1월 우리나라의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로, OECD 회원국 평균(2.3%)보다 오히려 낮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독 먹거리 물가만 급등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식료품 물가가 급등한 이유는 AI 때문에 빚어진 달걀 수급난이 1월 물가에 본격 반영된데다 설 명절을 앞두고 무와 배출, 당근 등 농·축·수산물 가격이 전반적으로 들썩였기 때문이다.

당분간 물가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월 식료품·비주류 음료 물가는 전월 대비 (5.3%) 하락했지만 여전히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9%)을 크게 웃돌았다.

미국 AI 발생으로 미국산 신선란·닭고기 수입이 지난 6일부로 중단되면서 달걀 및 닭고기 가격 추가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육계 산지 가격은 지난 10일 현재 ㎏당 2327원으로, 전년 동월(㎏당 1373원)보다 69.4% 급등했다.

치킨 업계 1위인 BBQ치킨이 오는 20일부터 가격을 인상하기로 하면서 업계 전반에 걸쳐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 AI 발생에 따른 미국산 신선란·닭고기 수입 중단이 국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전 조치를 추진해 나가겠다"면서 "닭고기도 생산자단체 등에 가격인상 자제 협조를 요청하고 필요할 경우 비축물량을 방출해 가격을 안정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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