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금리인상으로 국내 아파트 거래가 뜸해지는 등 부동산 시장이 바싹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반포 주공1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유미숙 기자] 지난해부터 국내외 여러가지 악재와 호재가 혼재하는 복잡한 분위기 탓일까. 부동산 시장이 최근 부쩍 예민해졌다.

안갯속이던 탄핵정국이 박 전대통령의 탄핵인용으로 다소나마 해소되면서 모처럼 봄기운이 돌던 부동산 시장이 미국발 금리인상에 또다시 긴장감이 돌고 있는 것이다.

미국 금리인상은 이미 작년부터 예고됐던 일이다. 금융시장도 강한 흐름을 이어가며 코스피 지수가 2200선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그럼에도 부동산 시장은 반응하고 있다.

겉으로는 크게 신경 쓰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부동산 매수 문의는 뜸해지고 있다. 매수세가 관망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날씨는 완연한 봄인데, 부동산 시장은 꽃샘추위가 찾아온 듯하다.

미국 금리인상에 국내 금융 시장보다 부동산 시장이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국내 시중은행의 금리 오름폭이 커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며 장고를 거듭하고 있지만, 시중은행의 금리는 야금야금 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 미국 금리인상은 한은 기준금리와 상관없이 시중 금리를 좀 더 올릴 명분을 제공할 수 있기 떄문이다.

미국이 고금리 정책 기조에 따라 잇따라 금리를 인상하자 경기부양을 위해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추진했던 한은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이 틈을 타고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여신심사 강화를 유도, 시중금리가 우상향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이미 반응을 시작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미 금리 인상 소식에 강남권 재건축 등 주요 시장의 시세에 미세한 파장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에 비해 매수 문의가 눈에띄게 줄고 거래도 주춤해졌다는 전언이다.

이달 초까지만해도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비교적 활발했던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의 경우 미 금리 인상이 예고된 이번 주로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았다.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가격이 올랐으나 거래가 뜸해졌다.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은 시세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급한 매도자들은 가격을 조금 낮춰 내놓을 수 밖에 없으며, 결국 매도 우위 현상으로 인한 시세 하락이 불가피한게 부동산 시장의 생리다.

연내 관리처분인가 신청 목표로 재건축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잠실주공 5단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시세에 큰 변화는 없지만 이번주 들어 아직 거래가 없다. 미국 금리 인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매수 대기자들이 움츠러들고 있는 것이다.

강북 부동산 시장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달 초까지만해도 분양권이나 기존 아파트 거래가 살아나는 분위기였으나 갑자기 주춤해진 모습이다. 마포쪽도 시장 분위기가 썩 좋지않다. 미 금리인상으로 국내 대출금리가 오르면 시장 악화는 불보듯 뻔하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미 금리 인상으로 향후 국내 시중금리와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부동산 시장에 위축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며 "주택 가격이 급락하지는 않더라도 거래량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조기 대선, 경기침체, 사드보복, 수출 회복, 북핵문제 등 경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만한 대형 호재와 악재와 계속 추가되는 상황이어서 부동산시장 민감도는 갈수록 커질 것"이라며 앞으로 부동산 시장의 단기적인 업다운 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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