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펀드의 '삼성 쏠림'과 증시 '착시효과'로 인한 부작용 우려

▲ 삼성그룹 계열 23개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이 드디어 450조원을 돌파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홍정기 기자] 대한민국 대표기업 삼성전자 주가가 하늘높은줄 모르고 치솟으며 삼성그룹 산하 23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마침내 450조원을 넘어섰다.

시총 1조원만 넘어도 '1조클럽' 가입이란 수식어가 붙으며 초우량주의 대명사로 불리우는 점을 감안하면, 1조클럽 가입 종목 450개를 합친 것과 같은 어마어마한 규모다.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 미국 굴지의 기업에는 못미치지만 G2중 하나인 중국 굴지의 기업과 비교해봐도 삼성 주가의 파워는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다.

중국 상장기업 시가총액 랭킹 1, 2위를 다투는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300조원에 못미친다. 미국의 경우도  애플, 알파벳, MS, 버크셔헤더웨이 정도만이 450조원을 넘는 수준이다. 미국 IT기업의 상징인 아마존과 페이스북은 400조원대 초반이다.

19일 코스콤(한국증권전산)에 따르면 지난 17일 종가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삼성그룹주 23개 종목(우선주 7종목 포함)의 전체 시가총액 합계는 452조7894억원을 기록했다.

삼성그룹주 시가총액은 지난 1월9일 400조원을 넘어선 뒤 2월 1일 420조원을 돌파했고, 지난 3월 17일 450조원 벽마저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계속 늘려가고 있다. 불과 2달 사이에 50조원 넘게 늘어났으며 작년초에 비해선 130조원 이상 증가했다.

삼성그룹 23개 종목 가운데 유일한 코스닥 상장사인 멀티캠퍼스를 제외한 22개 종목이 코스피에 몰려있는 것도 주목된다. 이는 코스피 시장 전체 시총의 무려 32.4%에 달한다.

삼성그룹 시총 450조 시대의 주역은 삼성전자로 이 한 종목의 시총만도 298조2401억원을 기록해 300조원 돌파가 목전에 있다. 삼성전자 우선주 시총은 33조8266억원으로 이를 합할 경우 총 332조667억원이다.

삼성그룹 시총은 500조원 돌파도 시간문제란 분석이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연일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7일까지 닷새 연속 상승하며 212만원까지 올랐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파죽지세의 형세다.

오너인 이재용 부회장이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에 연루돼 뇌물죄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도 아랑곳없이 그 기세가 꺾일줄 모른다. 반도체 슈퍼호황에 힘입어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는데다가 차세대 전략제품 '갤럭시S8' 출시가 임박한 것이 주가를 사정없이 올리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조익재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는 올해 어떤 회사에 비해 절대적으로 이익 증가폭이 클 것"이라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성장에다 이번달 말 내놓을 갤럭시S8에 대한 기대감이 최근 삼성전자 주가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도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돼 천정부지의 삼성주가의 큰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은 늦어도 상반기 안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청사진을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 지배구조 개편의 수혜주로 꼽히는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S 등의 주가도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며 삼성그룹 전체 시가총액 500조시대를 재촉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삼성그룹 주가가 고공비행을 계속하며 시가총액 450조벽까지 넘어서면서 그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와 계열사들의 주가 강세로 인해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면서 증시의 착시효과로 인한 여러가지 반대급부가 나타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삼성그룹 주가 움직임에 코스피 지수가 덩달아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코스피 지수 착시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종목 수로 따지면 하락하는 종목이 훨씬 많음데도 삼성전자 주가 상승으로 코스피가 상승하는 기현상이 일고 있는 것이다.

지난 17일 기준 코스피 지수는 2164.58로 사상 최대치다. 2200선 진입도 시간문제다. 삼성전자의 주가의 고공비행으로 코스피 지수는 이달들어 딱 3거래일만 소폭 하락했을뿐 나머지 모두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가 이달들어 상승한 날과 하락한 날이 반반인 것과 비교하면, 코스피의 초강세는 순전히 삼성전자 주가 강세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의 착시현상이 코스닥보다 코스피를 선호하는 현상으로 이어져 코스닥 매수심리를 위축시키는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특히 지수만보고 활황장세로 보고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는 사례가 늘 수 있다"고 우려했다.

펀드의 쏠림현상도 증시의 과도한 삼성파워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중 하나다. 삼성의 독주가 코스피 착시현상으로 이어져 펀드종목 교체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식형 펀드의 경우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삼성전자를 편입시킨다면, 다른 종목을 매도할 수 없기에 결국 다른 종목이 희생양이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지수는 상승하는데, 떨어지는 종목이 더 많은 기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삼성 주식은 어떤 강한 외부 충격으로도 그 기세를 꺾기 어려울 정도의 파워를 내고 있다"면서 "이로인해 삼성그룹의 위상이 높아지는 동시에 후유증도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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