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간 닭 수입 10만7000톤...브라질산 전체 수입량의 83.2%

▲ 닭 사육농장.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위클리오늘=정성훈 기자] 브라질의 대형 육가공 업체들이 썩은 닭고기, 쇠고기를 판매하다 적발돼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거세다.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 닭고기 수입량 가운데 40% 가량을 브라질 닭으로 들여온 대형 업체도 적발돼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각) 브라질 현지 경찰은 썩은 닭고기, 쇠고기를 유통한 혐의로 유통 업체를 대거 적발했다. 문제는 적발된 업체 중에는 대형 닭고기 수출회사인 BRF도 포함됐다는 점이다. 더욱이 이들은 썩은 고기 냄새를 없애기 위해 사용 금지된 화학 물질과 발암물질 첨가물까지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6년 기준, 한국이 수입하는 닭고기는 연간 10만7000톤 수준으로 이중 브라질 산은 3800여건 8만9000톤에 달한다. 전체 수입량의 83.2%에 해당하는 상당한 양으로 이중 절반이 BRF 제품이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닭고기가 연간 80~90만톤인 점을 감안하면, 이중 약 10% 가량이 브라질산 닭고기인 셈이다.

브라질산 닭고기는 주로 닭가슴살이나 닭다리 등 부분육으로 유통되며, 이들 부위의 대부분은 브라질 산 닭고기로 알려져 있다. 특히 순산치킨의 경우도 브라질산이 상당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일 브라질 닭고기 수출업체인 BRF로부터 수입한 닭고기 제품의 유통ㆍ판매를 잠정 중단 조치했다. 아울러 국내 유통 중인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해서도 수거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한 수입 검역을 강화하고, 현물검사 비율을 현재 1%에서 15%로 높이기로 결정했다.

그러면서도 농림축산식품부는 브라질 현지에서 가공한 썩은 닭들은 주로 홍콩, 유럽 등으로 수출됐고, 국내에 수입돼 들어온 닭들은 문제가 없다며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나섰다. 하지만 정부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닭고기는 한국인들이 가장 즐겨찾는 음식 중 하나다. 한국인들의 입맛이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는 이상 조만간 브라질 발 치킨 대란이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치킨 브랜드 업체들이 호시탐탐 치킨 가격을 올리려하는 상황에서 수입산 닭에 대한 파장이 일면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도까지 전체 수입물량의 45%가량을 차지하던 브라질산 닭고기는 미국산 닭고기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수입길이 막히면서 국내 식탁을 점거했다.

브라질 닭고기 파동은 향후 식탁물가에도 큰 영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예년의 경우 미국산 닭고기를 통해 브라질산 닭을 대체하면 그만이지만, 올해는 미국 전역에 AI여파가 덮치면서 미국산 달걀과 닭고기의 수입이 전면 중단된 상황이다. 

네티즌들은 그동안 썩은 닭고기를 먹었다는 생각에 분노하면서도 치킨가격이 크게 오르진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얼마 전 치킨 프랜차이즈 1위 BBQ가 8년 만에 치킨 가격을 기존 1만8000원에서 2000원 오른 2만원으로 인상 움직임을 보였으나 나빠지는 여론과 정부의 제재로 뜻을 포기한 바 있다.

하지만 브라질 닭 파문으로 닭 수입량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 치킨 브랜드 업체들에게 명분을 만들어줬다. 하루빨리 브라질과 미국을 대체할 수 있는 수입 판로를 물색해 치킨 가격을 안정시키고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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