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 중국발전고위층포럼에 참가해 대담 프로그램에서 발언하고 있는 애플 CEO 팀 쿡.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임수예 기자] 그야말로 뛰는 삼성에 나는 애플 형국이다. 한국과 미국의 증권시장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삼성의 맹추격에도 불구 애플의 주가가 예사롭지 않다.

삼성이 반도체 시장의 '슈퍼 호황'에 힘입어 글로벌 상장기업 시총 랭킹을 빠른 속도로 끌어올리며 독보적인 1위 애플을 맹추격하고 있는 것에 자극 받은 것일까. 애플 시총의 상승세가  무섭다.

삼성과 애플은 스마트폰 디바이스는 물론 이젠 증시에서도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한 상태. 그러나 자본 시장 규모면에서 차원이 다른 미국과 한국의 현실을 반영하듯, 삼성 시총의 급성장에 불구, 애플 시총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에 도달하며 '넘을 수 없는 벽'이 되는 듯하다.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고공비행을 계속하며 보통주 기준으로 시총 30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 주가는  올들어 무려 22% 가량 급상승하며 시총이 꿈의 1조 달러마저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식은 141.39 달러에 마감하며 시총이 거의 7500억달러에 육박했다. 한화로 860조원에 근접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이미 1조달러의 8부능선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글로벌 시총 2위인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도 애플과는 비교가 안된다. 알파벳의 시총은 5900억달러로 애플과의 격차가 무려 1600억달러(180조원)에 달한다.

애플 주가의 가파른 상승세는 특별한 실적의 변화나 내부 호재가 없는 상황이란 점에서 더욱 화제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주가 상승의 재료로 내놓는 아이폰8이 나오기까지는 아직 6개월 가량 남았다는 점에서 주가 급상승의 호재로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

여러 사업이 경쟁력을 내며 환상적인 포트폴리오를 자랑하는 삼성과 달리 애플은 아이폰의 의존도가 70%를 넘는다는 점에서 혁신성이 떨어진다는 혹평을 받으며 부진한 성적표를 낸 아이폰7의 실적을 감안해도 최근 주가 흐름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물론 애플이 아이폰8시리즈로 명명될 것으로 알려진 차기 아이폰이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획기적인 컨셉을 들고 나올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것은 사실이다.

일각에선 새로 출시될 아이폰이 홈버튼이 없어지고, 무선 충전방식이 도입될 것이며, 더 많은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능력이 탑재될 것이라는 루머가 떠돌고 있다.

아이폰8 시리즈가 기대에 충족한다는 대전제가 따르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애플 시총이 '꿈의 시총'으로 불리는 1조 달러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하고 있다.

애플 주가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하고 있는 것이 단지 차기 아이폰에 대한 기대감 때문만은 아니다. 트럼프 정부가 추진 중인 세제개혁은 애플과 같은 대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며, 이는 애플의 순이익을 더욱 증가시킬 것이라는 얘기다.

애플이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으면서도, 역으로 트럼프의 감세 정책으로 혜택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1월 컨퍼런스콜에서 애플의 현금 보유액이 2611억 달러라며 인수합병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애플의 보유현금으로는 S&P500 지수에 포함된 기업 가운데 13개를 제외한 모든 기업을 살 수 있는 엄청난 금액이다.

미국의 상징적 기업으로 불리는 월마트, 비자, 디즈니, 코카콜라 등은 애플이 마음만 먹으면 현금으로 사들일 수 있다는 머니파워는 애플의 잠재가치를 높이며 주가를 1조달러로 밀어올리는 힘의 원천이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