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세 이상 가구주의 평균 소비성향이 다른 세대에 비해 가장 가파르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전재은 기자] 한 때 소비의 핵심 축을 형성했던 60대들이 변했다. 노후 걱정에 갈수록 지갑을 닫고 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가계의 소비 성향이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60세 이상 가구주의 평균 소비성향이 가장 가파르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노후준비가 충분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은퇴를 맞게 되고 은퇴후 생존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노후대책에 필요한 소요자금 증가가 60대 이상 가구의 지갑을 닫게 만드는 원인으로 풀이된다.

이에 소비 활성화 대책도 단기적인 수요 진작보다는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를 지원하는 등 구조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가구주가 60세 이상인 가구(전국 2인 이상 기준)의 지난해 평균 소비성향은 67.2%였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3년 이후 최저치다.

평균 소비성향은 가구가 벌어들인 소득 중 얼마나 소비를 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소비지출액을 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눠서 구한다.

소비성향은 2010년을 정점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2011년 76.7% 2012년 74.1% 2013년 73.4% 2014년 72.9% 2015년 71.9%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71.1%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세대별로 보면, 60세 이상 가구의 소비 성향 감소 폭이 가장 가파르게 진행됐다. 관련 통계를 시작한 2003년만 해도 60세 이상 가구의 소비성향은 81.1%로 세대 중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39세 이하(76.2%), 40~49세(79.8%), 50~59세(75.4%)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4년에 40~49세 가구에 역전당한 소비성향은 계속 줄어들다가 2010년에는 39세 이하 가구에, 2014년에는 50~59세 가구에 추월당했다.

60세 이상 가구의 소비성향이 낮아진 것은 노후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16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66세 이상 가구주의 처분가능소득 기준, 빈곤율은 49.1%로 나타났다. 빈곤율은 중위소득(소득순으로 나열했을 때 중간수준의 값)의 50% 미만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은퇴 전인 가구를 대상으로 노후준비가 잘 돼 있지 않다고 답한 비율도 56.6%로 절반을 넘었다. 이에 따라 예상 은퇴 연령도 지난해보다 0.7세 올라 66.9세를 기록했다.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의 가격이 주춤한 것도 60세 이상 가구가 지갑을 닫게 하는 데 일조했다.

게다가 기준금리 1.25%라는 초저금리 시대가 이어지면서 이자수익이 줄어든 것도 고령층의 지갑을 닫게 하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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