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강력한 반격에 이어 노조까지 매각에 반발하면서 이 회사 매각이 미궁에 빠져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금호타이어 인수에 그룹 재건의 사활을 걸고 있는 박삼구 금호 아시아나회장의 '컨소시엄 인수' 요청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채권단이 이번엔 '노조 반발'이란 강력한 변수를 만났다.

정치권에 이어 노동조합까지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에 반기를 들고 나오면서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최근 박 회장이 제시한 컨소시엄 구성안에 대해 당초 '협의 불가'에서 '조건부 허용' 쪽으로 선회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상황에 주주협의회가 만약 박 회장이 제시한 컨소시엄 인수안을 허용하지 않고 원칙적인 매각안을 물어붙이기도 어려운 형국이다.

이미 박 회장은 채권단이 컨소시엄 구성안을 더블스타만 인정해줄 경우 법적 다툼도 불사하겠다고 천명했고 최근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여론은 더블스타보다는 박 회장 편이다.

금호타이어 매각을 둘러싸고 채권단과 박 회장의 신경전이 날로 격화되자 이 회사 노조는 인수후보 양측은 물론 매각 진행 과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며 매각 절차를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회사의 안정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경영 능력과 자본력을 가진 글로벌 기업에 인수돼야 한다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 이번 주 산업은행을 찾아 매각작업을 중단해 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으로 금호타이어 노조는 더블스타와 우선매수권을 들고 있는 박삼구 회장 등 현재 인수자로 거론되고 있는 주체 모두를 부정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 측은 고용보장이 불투명한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다 극렬히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블스타 측이 인수 후 현재 임직원에 대한 고용을 승계 및 유지하는 동시에 지역 인재 추가 채용 계획까지 밝히는 등 노조에 대한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였지만, 노조는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블스타가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단계적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은 현실적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실제로 그동안 중국에 피인수된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의 고용 승계가 제대로 이루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노조 관계자는 "더블스타에서 고용 승계를 하겠다고 주장하는 동시 채권단에서도 SPA 체결 당시 이런 내용이 있다고 강조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박삼구 회장의 인수도 반기지는 않는다. 일단 과거 워크아웃의 장본인이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최근 진행된 임단협 잠정합의안은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2건 모두 부결됐다. 박삼구 회장 영향력 아래에 있는 사측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시한 것이다.

노조는 채권단에 대한 불만도 크다. 회사가 완벽하게 정상 궤도에 진입하지 않은 상황에 무리하고 성급하게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는 판단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2조9472억원, 영업이익 1억2000만원을 기록, 당기순손실 4000만원을 기록, 전년 대비 매출은 3.1%, 영업이익은 11.7%가 감소, 아직 경영 정상화까지는 거리가 멀다.

상황이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면서 중국 더블스타는 전전긍긍이다. 지난 14일 채권단에 금호타이어 지분 42.01%를 955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까지 체결, 금호타이어 인수를 목전에 뒀지만 우선매수권을 쥔 박 회장의 반격에 밀려 인수 자체가 미궁속으로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며 글로벌 타이어업체로의 도약을 꿈꿔왔던 더블스타는 자칫 '닭쫓던 개'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글로벌 34위 수준인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글로벌 타이어업계 랭킹 10위권 안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이제 공은 채권단으로 넘어갔고, 선택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손에 달려있다. 현실적으로 매각 자체를 철회하기는 쉽지 않아 보안다. 결국 채권단이 박 회장과 더블스타로 둘중 어느손을 들어줄지 채권단의 선택에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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