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전 BBK 투자자문 대표, 만기출소..."MB 주가조작 끝까지 밝혀낼 것"

▲ 김경준 전 BBK 투자자문 대표와 사업 파트너로 일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 <출처=포커스 뉴스>

[위클리오늘=정성훈 기자]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돼 8년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김경준(51) 전 BBK 투자자문 대표가 29일 오후 국외로 강제 추방됐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40분 인천국제공항발 LA행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에 탑승하고 가족들이 있는 미국으로 떠났다.

미국 국적인 김 전 대표는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강제추방 대상이 됐다. 출입국관리법은 46조에 따르면 5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사람을 강제퇴거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만기 출소한 김 전 대표는 하룻밤을 청주외국인보호소에서 지낸 후 이날 오전 퇴소 절차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BBK의 실소유주라고 주장했던 인물로 'BBK 주가조작 사건'의 중심에 섰다. 김씨는 지난 2000~2001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금융회사를 차린 뒤 사문서 위조와 주가 조작으로 투자자를 유치해 투자금 319억원을 횡령, 미국으로 빼돌린 혐의로 기소돼 2009년 대법원에서 징역 8년과 벌금 100억원이 확정됐다.

김 전 대표는 한때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업 파트너로 동업을 했던 핵심 인물이다. 김씨는 1999년 투자자문회사인 BBK를 설립했고, 2000년에는 자신과 이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인터넷 증권회사 LKe뱅크를 설립해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후 BBK는 2001년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불법사실이 드러나 투자자문업 등록이 취소됐다.

김 전 대표는 2001년 7월~10월 사이 옵셔널벤처스코리아를 인수한 후 319억원대 회사 자금을 횡령해 미국으로 도피했다. 하지만 옵셔널벤처스 인수 당시 BBK 자금이 동원돼 문제가 됐다.

김 전 대표와 이 전 대통령의 관계는 2007년 17대 대통령선거 당시 다시 불거졌다. 사업파트너였던 이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하면서 이 전 대통령의 투기 의혹과 기업 경영비리 의혹이 집중 제기됐다. 김씨는 당시 BBK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2년간의 공방전을 거친 끝에 특검은 당시 BBK 주가조작은 김 전 대표의 단독 범행이라고 결론내리고, 이 전 대통령이 BBK 실소유주라는 김 전 대표의 주장은 모두 조작됐다고 판단내렸다. 이후 김 씨는 검찰에 의해 기소돼 결국 천안교소도에서 8년간 복역했다.

29일 형량을 마친 김 전 대표가 출소함에 따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이 다시 주목 받을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국 출국 하루 전인 28일 김 전 대표와 면담 후 "한 시간 정도 김씨를 면담했는데 첫 마디가 '정권이 교체돼 진상이 밝혀졌으면 좋겠다'였다"며 "여러 가지 이유를 들면서 '이 전 대통령도 주가조작 유죄'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또 "김씨가 BBK 의혹을 밝힐 자료를 다수 가지고 있고, 미국에 돌아가 언론과의 인터뷰에 응하는 등 진상규명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또 "BBK 사건 관련 민·형사 소송 기록을 김씨와 공유하기로 했다"며 BBK 의혹에 다시 불을 지피겠다는 의지를 거듭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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