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수출, 전년동기 대비 14.9% 증가...22분기만에 최고치

▲ 반도체와 FPD 등 주력품목이 대거 선전을 거듭하며 수출이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강한 탄력을 받은 수출이 지난달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1분기 총 수출이 1324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무려 14.9% 증가했다.

2011년 3분기 이후 무려 22분기 만에 최대 증가율이다. 작년 수출이 워낙 부진한 탓으로 인한 기저효과 때문이란 얘기도 더이상 나오기 어려운 완연한 상승세다.

양적 증가는 물론이고 그 내용이 좋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13대 주력품목 중 무려 8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작년 11월 수출이 모처럼 급증하자 반도체 '슈퍼호황' 때문이라고 평가절하했던 일부 전문가들의 콧대가 꺾일 수 있는 상황이다.

사상 유례없는 호황 국면을 지속하고 있는 반도체를 필두로 두자릿수의 증가폭을 나타내고 있는 13대 수출 주력품목의 거의 절반인 6개다.

그만큼 수출 회복이 일부 품목이 아니라 우리나라 주력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저성장 기조에 발목이 잡힌 우리 경제에 수출 호전이 희망적인 변수로 떠올랐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총 489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3.7% 늘어났다. 지난해 11월 2.3% 성장하며 반등한 이후 5개월 연속 상승세다.

월간 수출 금액 기준으로는 2년 3개월만에 최대 실적이다. 수출이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것도 2011년 12월 이후 5년3개월 만의 일이다.

일 평균 수출금액은 20억4000만 달러. 선박 제외 일평균 수출금액은 19억 1000만 달러로 각각 2015년 5월 이후 최대 실적이다. 일 평균 수출은 전년 대비 13.7% 증가하며 28개월 만에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수출 회복의 일등공신은 단연 반도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끌고 있는 반도체 수출은 1월 63억달러, 2월 64억달러, 3월 75억달러로 매월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며, 수출한국의 최고효자로 맹활약중이다.

반도체는 슈퍼호황으로 불리울만큼 수출 물량이 늘고 있는 상황에 수출단가 마저 상승, 그야먈로 황금알거위로 간주된다. 반도체 특성상 경쟁기업들이 공급량을 늘리는데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수반, 올해 내내 고공비행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스마트폰의 고 사양화로 D램 주력 품목이 고가인 DDR4 4Gb로 바뀌면서 수출단가와 물량이 상승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DDR4 4Gb는 기존의 DDR3보다 가격이 평균 15.8% 높다.

반도체가 날자 디스플레이도 뛰기 시작한 것도 주목된다. 반도체(메모리)와 평판디스플레이(FPD)는 우리나라가 세계 일등을 고수하고 있는 분야다. 

FPD는 OLED가 최대 수출 실적을 거둔 가운데 LCD마저 수출이 상승, 작년 9월 이후 최대 수출실적인 23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가 끌고 FPD가 미는 분위기다.

석유화학 역시 생산 능력 확대와 수출 단가 상승으로 2014년 10월 이후 최대 수출 규모를 달성했다. 중국의 사드보복에도 불구, 화장품은 중국 수출이 크게 늘면서 사상 최대치인 4억5000만달러를 올리며 수출회복에 일조했다.

친환경 자동차를 중심으로한 자동차 수출도 호조를 보였으며, 석유제품·일반기계·선박·섬유 등도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이 늘었다.

수출이 줄어든 품목은 컴퓨터·차부품·철강·가전·무선통신기기 등 5개에 불과하다. 한때 우리나라 수출효자로 불리웠던 무선통신기기는 갤럭시노트7 단종과 신규 전략폰 글로벌 출시 시기가 늦어져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역별로는 베트남·아세안·중국·일본·독립국가연합(CIS)·인도·중남미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아세안(84억5000만 달러), 인도(13억7000만 달러)는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거뒀다.

사드보복에도 아랑곳없이 대 중국 수출은 5개월 연속 증가했다. 대중 수출이 5개월 연속 증가한 것은 2014년 4월 이후 35개월 만이다. 수출지 감소한 지역은 북미와 유럽 뿐이다.

한편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6.9% 늘어난 439억 달러로 2014년 12월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주력산업의 선제적 투자 확대로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 증가세 지속되고 원유 수입 증가 영향이다.

산업부는 "3개월 연속 두자리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견조한 수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4월 수출도 현재의 회복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및 환율 변동성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하방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지만, 미국 등 일부국가 의존도를 줄이고 수출다변화 효과가 나타나 당분간 수출강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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