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소매판매가 전월에 비해 3.2% 증가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수출이 5개월 연속 호조세를 이어가고, 소비도 넉 달 만에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안갯속만 같았던 우리 경기에도 완연한 봄바람이 불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수출 전선에 봄바람이 불자 덩달아 깊은 겨울잠에 빠져있던 소비 시장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모양새다.

지난해 연말과 설 특수 조차 없었을 만큼 3개월 연속 내리막 길을 걷던 소매 판매가 드디어 상승세로 전환했다.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내수가 살아나 경기 회복세에 접어 든 것 아니냐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크고 작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산적해 있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우리나라가 수출 중심국이어서 수출 급증으로 인해 여러 경제 지표의 긍정적 시그널이 나오는 것만은 분명하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매판매는 전월에 비해 3.2%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지난해 11월 전월보다 0.3% 감소했고 12월 0.4%, 올해 1월 2.0% 줄어드는 등 감소폭이 커지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2월 들어 석달 연속 이어진 마이너스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면세점 화장품과 가방 등 일부 품목의 판매액이 크게 늘었다"며 "중국의 개인매매 대리상이 사드 보복 조치에 대응해 사전물량 확보에 나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종의 '사재기' 효과다.

실제 소매업태별 판매를 보면 면세점을 포함한 대형마트의 전월 대비 증가폭(15.9%)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아울러 안 국장은 "2월 증가로 전환한 소매판매는 기저효과의 영향이 일부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소비 지표가 매우 좋지 않아서, 2월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소비 개선 현상은 일시적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소비 활성화가 더딘 상황에서 물건 사재기나 기저효과가 3월까지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3월에는 커다란 악재가 버티고 있어 소매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우리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경제 보복으로 의심되는 조치들을 가속화하고 있고,급기야 지난달 초에는 여행사들에 한국 관광 상품 판매를 중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밝힌 관광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19일까지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에 비해 무려 21.9% 감소했다. 당장 면세점의 실적 감소가 불가피하다. 관광지 도소매업체들의 피해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2월 소매판매는 기저효과로 반등한 측면이 있다"면서 "1~2월을 같이 보면 아직도 소비는 전 분기 대비 0.8% 정도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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