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PD수첩' 방송화면.

[위클리오늘=설현수 기자] 4일 MBC 'PD수첩'에서는 가수 임지안씨의 친동생 살해 사건의 진상을 추적하고 여성 대상 흉악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 지,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해결책을 모색했다.

가수 임지안 씨가 지난 2월 18일 목포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자신의 친동생임을 밝히며 “이제야, 밝혀지는 진실...내 동생을 만취 여성으로 매도 말라”는 호소문을 SNS에 올렸다. 

임지안 씨의 동생 임지혜(가명) 씨는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도중 택시 기사에 의해 살해됐다. 해당 택시 기사는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에 임지안 씨는 "우발적 범행 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치밀하고 단계적인 행동들이었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범인은 범행 후 다음날에도 태연하게 택시운전을 했고 영업 중에 체포되었습니다."라고 적었다. 

문제는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고 난 이후였다. 몇몇 언론사들이 사건 당시 임지혜(가명)씨가  ‘만취’ 상태였고, 택시기사는 ‘초범’ 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임지혜 씨의 품행이 도마 위에 오른 것. 

임지안 씨는 위의 보도 내용이 사실과 전혀 다를 뿐만 아니라 사건의 본질을 흐리게 하는 데 격노했다. 

# 2012년 4월 2일 수원, 그리고 5년 후  

2012년 4월 1일, 경기지방경찰청으로 한 통의 긴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모르는 남성에게 납치되어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이 여성은 구체적인 지명을 들어 자신의 위치를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수화기 너머의 상황을 ‘부부싸움’ 정도라 치부했다. 이튿날 2일, 위 사건의 가해자 ‘오원춘’이 경찰에 체포되면서 전국이 충격에 휩싸였다. 퇴근하는 여성을 길에서 납치하여 잔인하게 살해한 ‘수원 살인 사건’이다.  

잔혹한 살인 수법에 온 국민은 경악했고,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었다는 생각에 여성들은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수원은 오원춘의 악몽에서 벗어났을까? 
 
PD수첩 제작진은 어렵게 ‘오원춘 사건’ 의 유족과 연락이 닿아 그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유족은 사건 이후 경찰의 늑장 대응에 책임을 물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재판은 진행중이다. 

국가가 경찰의 초동 대응 미숙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 PD수첩은 전문가와 함께 사건의 발생지인 수원을 찾았다. ‘오원춘 사건’ 이후 여성 대상 강력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어떤 해결책이 마련되고 있는지, 사건 현장을 중심으로 그 일대의 안전을 집중 점검한다. 

# 빼앗긴 일상, 불안과 공포 속에서 살아남기  

대한민국 여성들은 혼자 길을 걸을 때,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심지어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인 집에서 조차 자신이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불안에 떨고 있다. 

여성들의 불안과 공포에 관한 일화는 ‘도시 괴담’이 되어 인터넷을 떠돌고 있다. 과연 이 ‘도시 괴담’ 은 실체 없는 허구의 이야기일까? ‘괴담’이 ‘일상’이 된 한국 사회. 여성들이 더 이상 공포에 주눅 들거나 움츠러들지 않고, 일상을 영위할 권리를 되찾기 위한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지혜’들을 만난다.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자 친구인 그녀들은 오늘도 불안과 공포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가수 임지안 씨의 동생 임지혜(가명)씨도 수많은 ‘지혜’ 중의 한 사람일 뿐이었다. 

흉악 강력 범죄의 피해자 약 85%는 여성이다. 이 절대다수의 여성들은 여전히 ‘밤늦게 돌아다녀서’, ‘짧은 치마를 입어서’ 라는 이유로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낙인의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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