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 수제버거 쉐이크쉑 1호점에 점심식사로 햄버거를 사먹기 위한 고객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류봉정 기자] 수제 프리미엄 햄버거 열풍이 불면서 국내 햄버거 업계에 고가, 고급화 경쟁이 불붙었다.

각 업체가 '수제 프리미엄'을 앞세워 고가의 햄버거 제품을 내놓으면서 급기야 햄버거 한개 가격이 1만7000원짜리까지 등장했다.

시급 6000원대 아르바이트를 3시간해야 겨우 햄버거 하나 사먹을 수 있다는 얘기로 서민들이나 청소년들에겐 지나치게 부담스러운 가격대란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일반 햄버거와의 원가 및 품질 차이를 객관적으로 알 길이 없어 가격 인상만 부추긴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또 외국에서 비싸지 않은 브랜드가 국내에서는 고가에 팔리는 것처럼 기업들이 고급스러움을 선호하는 수요를 악용해 '명품 마케팅'을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이 미국에서 들여온 버거 전문점 '쉐이크쉑' 3호점인 동대문 두타점이 이날부터 영업을 개시한다.

지난해 7월 SPC그룹이 미국에서 들여온 버거 전문점 '쉐이크쉑'이 수제버거, 혹은 프리미엄 버거 열풍을 주도하면서 쉐이크쉑의 '흥행 성공'에 다른 업체들도 덩달아 분주해졌다.

롯데리아는 쉐이크쉑 론칭과 비슷한 시기 좋은 재료와 맛의 'A부터 Z까지'를 담았다는 의미가 담긴 수제버거 'AZ(아재) 버거'를 선보였다.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이 860만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다 앞서 2015년 8월 '시그니처 버거'라는 이름의 프리미엄 버거를 선보였던 맥도날드는 전국 매장 440개 가운데 49개 매장에서만 팔던 시그니처 버거를 지난달 말부터 전국 380개 매장으로 확대했다. 조만간 전국 모든 매장으로 판매처를 늘릴 계획이다.

미국 햄버거 브랜드 '자니로켓'을 2011년 국내로 들여온 신세계푸드의 경우에는 그동안 신세계그룹 유통채널에서만 소규모 매장을 운영하다 최근에야 첫 로드샵을 내는 등 6년이 지나서야 본격적인 매장 확대에 나섰다.

너나 할 것 없이 내놓은 수제 혹은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이 붙은 버거의 공통점은 기존 햄버거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다는 점이다.

쉐이크쉑의 버거 단품 가격은 '쉑버거' 6900원, '스모크쉑' 8900원, '슈룸버거' 9400원 등이다. 빵 크기는 그대로이지만 쇠고기 패티가 한 장 더 들어간 '스모크쉑' 더블 사이즈의 경우 가격이 1만2900원이다.

자니로켓은 버거 단품 가격이 대부분이 1만 원 전후이고, '베이컨 체다' 더블 사이즈 가격은 1만6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감자튀김, 음료까지 주문하면 2만 원을 훌쩍 넘게 된다.

기존의 대형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맥도날드의 시그니처 버거 역시 단품 가격이 7500원, 롯데리아의 아재버거도 6500~9500원이다.

상대적으로 다른 수제버거 브랜드보다는 저렴한 편이라고는 하나, 최저임금 시급(6470원)보다도 햄버거 한 개 가격이 비싼 셈이다.

하지만 정작 비싼 만큼 값어치를 하는지에 대해선 객관적인 평가를 할 방법이 사실상 전무하고 수제 혹은 프리미엄버거라는 개념에 대한 정의도 업체마다 제각각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올해 초 패스트푸드 3사(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의 주요 제품을 분석한 결과, 원재료가 차이에 비해 판매가격 차이가 과도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물가감시센터는 특히 "'고급 햄버거'로 갈수록 추가로 투입되는 재료비 대비 가격 상승 폭을 과도하게 높임으로써 높은 마진을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윤철한 경실련 시민권익센터 사무국장은 "시대가 변할수록 고객 니즈가 다양해지고, 고급 상품에 대한 수요가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수제버거라고 해서 판매가격에서 원가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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