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 실적 발표, 사상 두번째 높은 분기 영업이익 '어닝서프라이즈'

▲ 삼성전자가 1분기에 9.9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사상 두번째로 높은 분기실적을 거뒀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어느 정도 잘했을 것이라 예상은 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 이상이었다. 삼성전자가 또 다시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분기 영업이익을 창출했다. 어닝 서프라이즈의 연속이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이제 전문가들의 추정치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트릴 정도다. 놀라운 고공행진을 계속중이다. 과거 전성기 시절 반도체, 정보통신, 디스플레이 등 빅3의 동반 강세로 상상을 초월하는 이익을 창출하던 때로 돌아간 분위기다.

한가지 다른 점이라면 아직 정보통신, 즉 휴대폰 사업부문은 상대적으로 고전하고 있다는 점. 게다가 아직 차기작 갤럭시S8이 나오기 전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2분기 실적이 벌써부터 국내는 물론 해외서까지 관심을 보일 정도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매출 50조원, 영업이익 9조9000억원을 잠정 실적으로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시장 전망치보다 6000억원 정도 높은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다.

계절적인 요인으로 인해 총 매출은 작년 4분기에 비해 6.24% 감소했다. 1, 2월 영업일수가 부족 탓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마저도 전년 동기 대비로는 소폭(0.44%) 증가한 것이다.

놀라운 사실은 영업이익이다. 전분기 대비 매출이 준 것 이상으로 영업이익은 늘었다. 증가율이 7.38%에 달한다. 그만큼 삼성의 수익성이 좋아졌다는 방증이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선 무려 48.2% 늘어났다.

분기별 매출이 수 십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의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50%가까이 증가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해외토픽 감이다.

특히 삼성의 1분기 영업이익 9.9조원은 역대 최고 분기 영업이익을 올렸던 2013년 3분기 10조1600억원 이후 두번째 높은 것이다. 삼성 사업부의 3대 축을 이루고 있는 모바일부문이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가 채 가시기 전이란 점을 감안하면, 놀라움을 금하기 어렵다.

주역은 다름아닌 반도체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고 있는 반도체 시장이 이른바 슈퍼사이클(장기호황)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주력 수요처인 스마트폰의 고성능화가 급진전,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삼성에겐 그야말로 노다지 시장이다.

고부가 품목인 낸드 플래시 가격이 급등, 삼성전자 DS부문의 영업이익 상승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모를 정도다. 실제 삼성의 1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무려 6.2조원으로 예상된다.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냈던 지난해 4분기 4조9500억원을 훌쩍 넘는 새로운 기록이다.

업계에 따르면 D램 가격은 전분기 대비 18%, 낸드 플래시 가격은 8% 더 올랐다. 비수기로 인한 출하량 감소를 상쇄하고도 남는 수준이다. 당초 출하량을 조절하고 재고를 쌓겠다는 삼성 계획과 달리 PC 및 서버시장의 수요 강세로 출하량이 가이던스를 상회해 재고가 별로 증가하지 않았을 정도다.

스마트폰 스펙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중국 제조사들의 D램 수요가 급증한 것도 한 몫 톡톡히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업체들은 램 용량을 삼성이나 애플보다도 높은 6GB 이상을 채용하는 등 오히려 스펙에선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고성능 D램 수요가 늘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낸드플래시도 호황기를 맞고 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떨어지는 구조지만 수요가 늘어나면서 낸드플래시의 가격은 최근 2년전 가격까지 뛰어올랐다.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수요 강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경쟁업체들의 3D 낸드 양산이 아직 본격화되고 있지 않아 가격상승이 지속되고 있다.

낸드플래시의 올해 평균판매가격(ASP)은 기기의 고성능화, IoT(사물인터넷) 환경 고도화, 스마트카, 인공지능 등으로 전년 대비 22%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삼성의 디스플레이 사업도 호실적으로 힘을 보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도체가 끌고 디스플레이가 미는 듯하다. 이른바 '쌍끌이'인 셈이다. 삼성은 지난 1분기에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매출 7조원, 영업익 1조2000억원 이상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통적으로 1분기는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급 증가와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IM사업부문은 갤럭시노트7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갤S7 시리즈의 수요로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KTB증권에 따르면 IM사업부는 지난 1분기에 매출 24조537억원, 영업이익 2조3711억원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TV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CE부문은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받아 다른 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매출 9조4550억원, 영업이익은 219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지난 1분기에 QLED TV와 플렉스워시 세탁기, 무풍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신제품을 줄줄이 내놨지만, 실적에 반영되는 시점이 2분기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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