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증권, 작년 상장사 68곳 지난 6일 기준 평균 10.3% 상승 대조적

▲ 작년에 한국 증시에 상장한 해외기업중 유독 중국기업의 공모가대비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한국거래소 제공>

[위클리오늘=홍정기 기자] 국내 증권시장에서 중국기업은 '못믿을 존재'로 인식된다. 일부 국내 상장 중국기업이 허위 공시와 분식회계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적이 많아 시장의 신뢰도를 잃었기 때문이다.

중국기업은 2011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섬유업체 고섬이 회계부정으로 2013년 10월 상장 폐지됐고, 웨이포트가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허위공시로 논란을 빚은 중국원양자원까지 포함하는 국내 증시 입성 후 퇴출기업은 총 9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상장 중국기업 총 22곳의 생존율이 60%에 불과한 것이다. 국내 상장 중국기업은 물론 중국 자본에 의해 피인수된 기업까지도 이같은 선입관에 의해 피해 아닌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국내 IB들 사이에선 중국계 기업 투자 자체를 터부시하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중국기업에 대한 불신은 주가에도 그대로 투영돼 작년에 국내 증시 상장 기업의 공모가 대비 주가 수익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등 껑충 뛰었으나 중국계 상장사 만큼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BNK투자증권에 따르면 작년 코스피·코스닥 등 국내 증시에 신규 상장된 기업은 총 68곳이며,  지난 6일 기준 공모가와 대비 평균 수익률은 10.3%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반면 이중 중국계기업 6곳의 주가는 평균 4.5% 하락했다.

중국계 기업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다른 외국기업과 비교해도 크게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해 국내 증시에 입성한 외국계 기업 총 10곳의 공모가 대비 주가 평균 수익률이 5.7%다. 유달리 중국계 기업에 투자자들이 외면한 셈이다.

상장사별로 주가를 공모가와 비교해보면 크리스탈신소재(2.3%)와 오가닉티코스메틱(1.8%) 등은  겨우 플러스를 유지했으며 로스웰(-18.4%), 헝셩그룹(-21.3%), GRT(-20.1%) 등이  공모가를 크게 밑돌았다. 그나마 골든센츄리(27.4%)만이 유일하게 주가가 양호한 흐름이다.

베트남계인 LS전선아시아(-10.4%)을 제외하고 미국의 잉글우드랩(52.2%)과 두산밥캣(24.2%), 베트남 화승엔터프라이즈(17.3%) 등 다른 해외 기업의 주가가 공모가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한 것과도 대조적인 현상이다.

국내 증시 상장 주관사들이 중국기업의 불신에서 비롯된 주가 저평가, 이른바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반영해 이들 중국계 기업의 공모가를 상당히 보수적으로 책정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국내 증시 투자자들의 '중국관'이 얼마나 부정적인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유진투자증권 박종선 스몰캡팀장은 "고섬, 중국원양자원 등 1세대 중국계 기업의 분식회계 등에 대한 안 좋은 기억과 중국의 사드보복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반감 등이 주기수익률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같다"고 설명했다.

중국계 기업의 불신에 따른 저평가 논란 속에서도 중국기업의 국내 증시 진출은 올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상장을 물밑 추진중인 중국기업이 줄을 잇고 있다. 사드배치와 사드보복으로 인한 한국과 중국 양국의 반감은 심화되고 있는 것도 전혀 게의치 않는 분위기다.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중인 기업만도 그린바이오소스(사료), 컬러레이(화장품 원료), 트리플엑스(바이오), 산둥톈타이(화학제품), 경방차업(우롱차) 등 10여곳에 이른다. 상장을 검토중인 기업까지 포함하면 줄잡아 30곳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한국 증시에서의 '차이나 디스카운트'에도 불구, 중국 및 중국계 기업들이 한국 증시 상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중국증시에 비해 자금조달이 용이하고, 상장사 프리미엄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상장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는 것도 적기에 자금조달을 필요로하는 중소, 중견 중국기업들에겐 큰 매력적인 요소다.

여기에 국내 증권사들이 더 높은 상장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중국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다가 더 많은 중국 기업과 해외 기업의 상장 확대를 통해 글로벌 거래소로 도약하기 위한 한국거래소의 이해관계가 얽혀 중국기업의 진출은 봇물터지듯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BNK투자증권 최종경 연구원은 "한국증시를 노크하는 중국기업들은 한국 증시에서 많은 자금을 조달하려는 목적보다는 상장사라는 프리미엄을 얻기 위해 비교적 빠르게 상장할 수 있는 한국 증시를 선호한다"라고 강조했다.

한국 시장 진입을 위해선 한국 증시에 상장하는게 영업상 매우 유리하기 때문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우롱차 부문 1위인 경방차업이 상장 이후 한국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는게 이를 방증한다. 사드문제로 한중관계에 우려가 높지만 상장이 영업에 큰 득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골든센츄리, 크리스탈신소재 등 몇몇 중국계 상장기업은 배당을 통해 주주 친화정책을 펼치며 신뢰를 쌓는 등 중국계 기업이라해서 모두 신뢰도가 낮은 것은 아니다"라며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쳐 투자한다면 큰 수익을 낼 수도 있는만큼 지나친 편견과 선입관은 경계해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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