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인기모델 품귀현상...가전업계, 생산라인 풀가동

▲ 삼성전자는 초미세 공기청정기 '블루스카이'의 판매가 돌풍을 일으키자 2월 초부터 광주광역시에 있는 공기청정기 생산라인을 주말 없이 가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전재은 기자] 경기도 안산시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씨(47세) 가족은 올들어 부쩍 목감기에 시달리고 있다. 약을 먹어도 좀처럼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와 높은 일교차 때문이다.

김씨는 주말에 남편과 공기청정기를 구매하러 인근 가전매장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예약 구매에 일주일 후에나 제품을 받을 수 있다는 마트 직원의 말에 아연실색했다. 어쩔 수 없이 예약만 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지 출몰에 최근 공기청정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그야말로 없어서 못팔 지경이다.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예약 판매를 할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배 가량 뛰었다. 인기 제품은 아예 예약 구매로만 살 수 있는 형편이다.

SK플래닛의 온라인쇼핑사이트 11번가에서 지난달 공기청정기 판매는 금액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40%나 늘었다. 올들어서도 1∼3월 사이 166% 증가했다.

롯데하이마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1분기 공기청정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 늘었다.

특히 30평형대 아파트에 사는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13∼15평형, 20만∼30만원대 공기청정기 상품은 공급이 수요를 못따라가는 실정이다.

최고 인기 제품 가운데 하나인 공기청정기 전문기업 '위닉스' 사의 13∼15평형 제품은 400여 개 롯데하이마트 전국 매장에서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박태훈 바이어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기청정기를 찾는 소비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물량이 부족한 상태"라면서 "인기 제품은 서울 지역 기준으로 지금 예약 구매하면 5∼7일 정도 후에나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이 비싼 고성능 공기청정기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올해 1∼3월 롯데백화점 프리미엄 공기청정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68% 증가했다.

이 기간에 롯데백화점에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보급형 공기청정기 매출이 35% 신장한 것과 비교하면 고가 공기청정기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다.

특히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진 지난달의 경우 프리미엄 공기청정기 매출이 작년 동월 대비 118%나 급증했다.

초고가 제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620만원대인 독일 브랜드 '나노드론'의 공기청정기는 올해 1∼3월 주문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크게 늘었다.

260만 원짜리인 아이큐에어의 '헬스 프로 250' 모델은 백화점 전 매장에서 품절돼 주문 시 평균 한 달 이상을 대기해야 할 정도다.

공기청정기 수요 급증과 함께 옷에 남아 있는 미세먼지도 없애준다는 의류 관리기도 덩달아 인기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100만∼150만원의 고가인데도 지난달 롯데하이마트에서의 매출액이 작년 같은 달에 비해 90% 늘었다.

공기청정기 판매가 급증하자 제조업체들은 주말도 없이 공장을 완전히 가동하면서 제품을 쏟아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초미세 공기청정기 '블루스카이'의 판매가 돌풍을 일으키자 2월 초부터 광주광역시에 있는 공기청정기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LG전자도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 출시 후 지난해 12월부터 경남 창원의 공기청정기 생산라인을 쉬지않고 가동하고 있다. 올들어 월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배 가까이 증가해 직원들은 주말도 없다.

업계에서는 2014년 50만대에 불과했던 공기청정기 시장(대여·판매 포함)이 2015년 90만대에서 2016년엔 100만대로 늘어난데 이어 올해는 140만대 규모로 성장하며 주력 가전제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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