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 항공, 인종차별 논란에 네티즌 불매운동까지...

▲ 유나이티드 항공 승객내에서 강제로 끌려나가는 동양인 남성, 유나이티드 항공 공식 사과문. <출처= 유튜브 캡쳐, 유나이티드 항공 홈페이지>

[위클리오늘=정창욱 기자] 세계 최대 항공사 중 하나인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이 항공기 정원 초과 문제로 인해 승객을 강제로 끌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더욱이 강제 하차 시킨 4명의 승객 가운데 3명이나 동양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인종차별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는 상황.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 9일(현지시각) 유나이티드 항공 3411편은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을 출발해 켄터키 주 루이스빌로 향할 예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유나이티드 항공 3411편에는 정원보다 4명이 많은 승객이 탑승하는 이른 바 '오버부킹'이 발생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유나이티드 항공 측은 절차에 따라 승객 중 다음 항공편을 이용할 지원자를 찾았다.

하지만 다음 날이 월요일이었던 탓에 바쁜 승객들은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이에 유나이티드 항공 측은 호텔비와 400달러를 제안했다. 하지만 취소하는 승객이 없자 항공사 측은 보상액 800달러로 높여 다시 한번 제안했다. 하지만 표를 취소하는 승객이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항공사 측은 컴퓨터 추첨을 통해 무작위로 승객 4명을 선정해 비행기에서 내려 줄 것을 요구했다.

무작위로 선정된 승객 4명 중 2명은 어쩔 수 없이 비행기에서 내렸지만 나머지 아시안부부의 남성 승객은 내릴 수 없다며 끝나기 하차를 거부했다. 이에 항공사 측은 공항 경찰 등 보안담당자들을 통해 이 남성을 강제로 끌어내리려 했다. 의사로 알려진 이 남성은 루이스빌에 자신의 환자가 기다리고 있어 내릴 수 없다고 버텼다. 결국 경찰과 보안담당자들은 이 남성을 힘으로 제압해 끌어내렸다.

이 과정에서 이 아시안 남성은 신체가 노출되는 등 지울 수 없는 모욕감을 느꼈다. 더욱이 남성을 끌어내리는 과정에서 남성의 신체가 의자 곳곳에 부딪히면서 입에서 피가 흐르고 코피가 나는 등 여러 부위에 손상이 가해졌다. 이 모습은 한 승객에 의해 촬영됐고, 이후 해당 촬영분이 SNS를 통해 공개되면서 유나이티드 항공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특히 이 동영상에는 남성을 강제로 끌어내리는 모습을 지켜본 승객들의 비난과 야유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 금발의 여성 승객은 "oh my god, look at what you did!! No! guys this is horrible.(세상에, 당신들이 하는짓을 좀 보세요!! 이건 끔찍한 일이잖아!!)"라며 강경한 항공사 측의 태도를 맹비난했고, 주변의 함께 탑승했던 승객들 마저도 항의하며 소리지르며 이를 말리고 있다. 영상의 마지막 부분에서 끌어나가던 이 남성은 피를 흘리며 통로쪽 커튼을 붙잡은채 "I have to go home. just kill me..(집에 꼭 가야해. 그냥 죽여..)" 라는 말을 수없이 반복해 안타까움을 샀다.

논란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자 유나이티드 항공 측은 "절차에 따른 조치였으며, 800달러의 보상금을 제시했지만 비행기에서 내릴 지원자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런 유나이티드 항공의 해명은 논란을 불식시키기는 커녕 상황을 더욱 부추겼다.

이에 유나이티드 항공 측은 공식 사과문을 내고 다시 한번 사건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온라인 상에서는 유나이티드 항공을 비난하는 글들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또한 네티즌들은 유나이티드 항공 불매운동에 나서는 등 강경 대응을 이어가고 있어 논란은 쉽게 사그러 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네티즌들은 "오버부킹된 이유로 승객을 이런식으로 끌어내린다니 어디 무서워서 이용하겠냐" "사람을 다뤄도 정도가 있지 거의 폭력에 가깝다" "세계 공룡항공사라고 갑질의 끝판왕을 보여주네" "좀 더 현명한 방법으로 대처할 수도 있었을텐데" "승객을 이정도로 대하다니 불매운동 확산에 동참하겠다" 등 비난의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지난 1934년에 설립된 이 항공사는 세계 최대 항공회사 가운데 하나로 360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직원 수는 4만 8000명에 달하는 공룡항공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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