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금 해소 후 국내외 M&A 및 투자 등 공격 경영 행보 '가속페달'

▲ 최태원 SK회장이 최순실게이트 연루됐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고 출국금지가 풀리자마자 동으로 서로 광폭 행보에 나선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송원석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순실게이트'의 족쇄가 풀리자마자 글로벌 경영을 위한 광폭 행보를 재개,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7일 무혐의 처분을 받은 지 하루만인 18일 출국금지가 풀렸다. 최 회장은 이르면 다음 주부터 일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이후 경영 행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던 최 회장으로선 무려 4개월 만에 자유로운 행보를 재개하게 된 셈이다.

최 회장의 글로벌 행보 1순위이자 그룹의 가장 중요한 현안은 일본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부문 인수건이다. SK 입장에선 도시바 반도체를 인수하면, 후발업체의 추격권에서 멀찌감치 벗어나는 동시에 선두 삼성과의 거리를 대폭 좁힐 수 있는 절호의 찬스란 점에서 최 회장의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다.

SK는 현재 대만 폭스콘, 미국 웨스턴디지털, 실버레이크파트너스 등과 인수전을 펼치고 있는데 폭스콘이 예비 입찰에서 무려 3조엔(약 31조원)을 써내는 등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어 최 회장으로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인수전 초반만해도 SK가 유력시됐으나, 이젠 한치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국면이다. 특히 최근엔 일본 정부까지 나서 도시바 반도체의 한국이나 대만계 인수에 제동을 걸고 나서 최 회장으로선 다급해질 수 밖에 없다.

최 회장은 이에 따라 다음 주에 일본으로 건너가 도시바 인수전 상황을 면밀하게 점검하는 한편 24일께 도시바 경영진과 만나 SK그룹의 반도체 사업 비전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또 해외 인맥을 총동원해 도시바 인수 파트너를 구하는 작업에도 전면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일본계 재무적 투자자는 물론이고 미국으로 건너가 공동 인수에 나설 파트너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대형 프로젝트를 다시 추진하는 작업도 최 회장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분야다. 사드배치 이후 한중 갈등으로 인해 최근 SK그룹 계열사들의 중국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SK이노베이션의 중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지난 1월부터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보유한 중국 상하이세코 지분 50%를 인수하는 프로젝트도 사드보복과 최 회장의 출금으로 한동안 멈춰있는 상태다.

최 회장은 다음달 하순 중국에서 열리는 상하이포럼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상하이포럼은 최 회장이 이사장을 맡은 한국고등교육재단이 주최하는 국제학술회의다. 최 회장은 그간 이 포럼에서 중국 정·재계 인사와 친분을 쌓았다. 덕분에 '중국통'이라는 닉네임까지 얻었다.

최 회장은 오랜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중동 지역도 근시일내에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 사우디와 UAE를 연쇄 방문해 각 국영화학기업과 협력방안을 논의하며 유무형의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SK종합화학과 사우디 국영화학기업 사빅은 울산에 넥슬렌 합작사업을 하고 있으며, 차기 사업을 추진 중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 회장은 당초 계획했던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계획도 이젠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올해 기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16개 주력 계열사들이 총 17조원을 투자하고, 8200명을 채용하는 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17일 최순실 게이트 관련 수사 결과를 종합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뇌물수수와 관련, 최태원 회장은 무혐의 처분했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111억원을 출연한 SK는 89억원을 추가로 내라는 요구를 받았으나 금액 조정 과정에서 실제로 돈이 오가지 않은 만큼 처벌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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