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선후보 1차 초청 토론회, 외교·안보·대북정책과 후보자의 자질, 권력기관 및 정치 개혁 문제 등 토론

▲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19대 대선 후보들이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이소연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3일 오후 개최한 대선후보 1차 초청 토론회에서 5당 후보들은 외교·안보·대북정책과 후보자의 자질, 권력기관 및 정치 개혁 문제 등을 놓고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는 세번째 TV토론으로 스탠딩 토론 형식으로는 두번째다. 이날 토론회에선 특히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자서전의 ‘돼지 발정제’ 서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송민순 문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사드 입장 번복 논란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재인 후보는 ‘송민순 회고록’과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김정일에게 사전에 물어봤는 지 여부를 놓고 집중 공격을 받았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문재인 후보에게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김정일에게 사전에 물어봤느냐고 하니 작년에는 기억에 안난다고 했다가 올해 2월에는 국정원을 통해 확인해봤다고 했다. 그런데 지난 토론회에서는 또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며 "이 문제는 비록 10년전의 일이지만 북한 인권이라는 문제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후보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유승민 후보는 건전 후보, 합리적 보수를 추구하는 분인데 이 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정부 결정이 잘된 것이냐, 잘못된 것이냐 진실공방이 아니다"라며 "이전투구식으로 가고 있다. 그 당시 제가 대통령이었다면 기권 결정을 했을 것"이라고 문 후보를 두둔했다.

문재인 후보는 "지난번 토론회에서는 홍준표 후보가 제게 거짓말을 한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유 후보가 또다시 거짓말이라는 표현을 썼다. 제대로 확인해 보길 바란다"며 "여러번 말했듯이 사실이 아니다. 당시 11월16일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대통령이 기권으로 결론을 내렸다. 유 후보가 합리적인 개혁적인 보수라고 느껴왔는데 이 대선 길목에서는 구태의연한 색깔론을 펴고있어 실망스럽다"고 반격했다.

안철수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의 네거티브 지침 문건 논란을 겨냥해 문재인 후보에게 "제가 갑철수냐"라고 따졌다. 안철수 후보는 "(민주당이 나를) 갑철수라고 퍼뜨리라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또  "제가 MB 아바타냐"라고도 따져 물었다. 문재인 후보는 이에 "항간에 그런 말들이 있다"며 "방금 안 후보가 말한 걸 제 입으로 한 번도 올린 적이 없다. 떠도는 말을 가지고 (질문을) 하니까 달리 말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 대선 때 제가 양보를 했다. 이명박 정권 연장은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도 내가 MB 아바타냐"라고 거듭 따졌고 문재인 후보는 이에 "아니면 아니라고 본인이 해명하라. 문재인을 바라보지 말고, 국민을 바라보고 정치하라"고 일갈했다.

안철수 후보는 다시 "MB 아바타 아니라고 확인해 주시는 거냐"며 'MB 아바타'로 공격받는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문재인 후보는 "네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며 "SNS상 공격 받는 걸 말씀하시는 모양인데, SNS의 악의적 공격은 여기 후보들을 몽땅 합친 것보다 제가 훨씬 많이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을 놓고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홍준표 후보가 "2006년 일심회 간첩단 사건이 있었는데 국정원이 조사해서 검찰에 넘긴 사건"이라며 "당시 김승규 국정원장이 조사를 했는데 2006년 10월 노무현 대통령이 김승규 국정원장을 불러 '그만두라'고 해서 그만뒀다. 이런 사건이 위키리크스에 폭로가 돼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문재인 후보는 "사실이 아니다. 참여정부는 검찰 수사에 개입한 적이 없다. 그야말로 가짜뉴스"라고 반박했지만 홍준표 후보는 거듭 "위키리크스에 보고가 돼있다. 버시바우 당시 주한 미국대사가 미국 정부에 보고한 게 있다"고 했다.

이에 문재인 후보는 "그럼 성완종 메모에 (이름이) 나와있으면 홍 후보는 유죄냐"고 반문했고 홍문표 후보는 “갑자기 성완종 메모가 왜 나오나. 나는 성완종이를 모르는데 문 후보는 왜 성완종을 두번이나 사면을 해줬느냐. 맨입으로 해줬나"라고 발끈했다.

안철수 후보는 사드에 대한 입장 번복을 집중 지적받았다. 

문재인 후보는 "아무 상황 변화가 없는 데도 당론을 바꾸지도 않고 안 후보가 독단적으로 사드 배치를 찬성으로 바꿨다"며 "중국이 경제 보복을 하고 반발하는 것은 우리가 사전에 아무런 외교를 하지 않고 어느 날 뒷통수 치듯 결정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갑자기 사드 배치를 결정하면 중국을 어떻게 설득하겠나"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안철수 후보는 "문 후보가 아무런 상황 변화가 없다고 하는데 북한의 5차 핵실험이 있었고 많은 상황 변화가 있었다"며 "5차 핵실험을 했는데도 상황 변화가 없는 것인가"라고 재차 반박했다.

홍준표 후보는 "지도자는 줏대가 있어야 하는데 사드 배치, 햇볕정책, 촛불집회 참석 독려 등에 대해 오락가락했는데 해명해보라"고 질문했다.

이에 안철수 후보는 "일단 저는 홍 후보에게 사퇴하라고 말씀드렸고 그러니까 얼굴을 보지 않고 답하겠다"고 무시하는 듯한 태도로 “사실상 변경했다. (현역의원) 39명 중 5명 빼고 모두 찬성했다. 당론이 변경됐다고 보면 된다. (박지원 대표도) 찬성했다"고 답했다.

이날 토론 초반에 안철수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홍준표 후보에게 자서전에서 '돼지 발정제'를 이용한 성범죄 모의 서술 논란과 관련해 일제히 사퇴해야한다고 요구했다. 홍준표 후보는 45년 전 사건임을 강조하며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죄했다.

안철수 후보는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의 유세 도중 평양대사가 될 것이라고 한 발언을 놓고도 유승민 후보로부터 사전에 합의된 것이냐며 공격을 받았다. 이에 안철수 후보는 “조금전 박지원 대표가 모든 당직을 내려 놓기로 했다”며 유세 도중 분위기에 취해 나온 농담조의 말이라고 해명했다.

안철수 후보는 또 자신의 부인의 서울대 교수 임용 특혜 논란과 문재인 후보의 아들 고용정보원 특혜 채용 논란과 관련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검증받겠다고 토론회에서 답하기를 문재인 후보에게 요구했다. 하지만 문재인 후보는 자신은 이미 검증 받았다며 안철수 후보가 검증받고 싶으면 따로 검증을 받으면 될 일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5당 후보들은 이날 토론회에서 청와대 축소와 검찰 개혁을 위한 기소권과 수사권의 분리에 대해 모두 동의했다. 하지만 공직자비리수사처 설립에 대해서는 홍준표 후보는 또 하나의 검찰을 만드는 것이라고 반대했고 유승민 의원은 수사청의 설립을 주장했다. 홍준표 후보는 검찰총장의 외부 영입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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