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수출액 전년대비 15.7% 성장…글로벌 경기회복 영향

▲ 수출이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인 덕분에 우리나라가 지난 1~2월 세계 10대 수출국중 증가율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뉴스=최희호 기자] 반도체 슈퍼호황의 영향으로 수출이 빠르게 제자리를 찾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수출국 중에서 전년대비 수출증가율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수출 부진에 허덕이며, 8위까지 추락했던 글로벌 수출액 랭킹은 원래 자리인 6위로 컴백하며 수출강국 대한민국의 명성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프랑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수출강대국들이 수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글로벌 경기 회복세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돼 우리나라의 이를 잘 활용하면 앞으로도 수출증가율 면에서 경쟁국을 압도할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올들어 2월까지 전세계 71개 주요국의 무역액은 4조8420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9%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세계무역액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3년만의 일이다.

올들어 글로벌 경기가 개선되면서 1∼2월 사이 주요 71개국의 수출액은 평균 8% 가량 증가했다. 대부분의 국가가 수출이 늘어난 가운데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줄어든 국가는 단 8개국에 불과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1∼2월 수출액이 835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무려 15.7% 증가하며 증가폭 면에서 상위 10대 수출대국 중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하락세를 거듭하며, 세계 10위자리까지 위협받던 지난 10월까지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다.

우리나라가 상위 10개국중 수출 증가율 1위에 오른 것은 반도체 특수 덕분이다. 중국의 중저가폰 업체들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전환하면서 촉발된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인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매월 새로운 기록을 만들며 초호황을 계속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까지 고전을 거듭하던 철강, 자동차, 화학 등 전통적으로 수출 효자품목인 중공업 분야의 수출이 빠른 회복세로 돌아선데다가 디스플레이 등 IT부문도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뿐만 나이라 작년에 기대에 크게 못미쳤던 모바일기기 부문의 수출도 1분기말부터 고성장이 기대된다. 삼성 갤럭시S8, LG G6 등 국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들이 본격적인 해외 판매에 나서 향후 수출에 적지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보다.

세계 최대 수출대국인 중국은 같은 기간 302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 가량 성장했으며 2위인 미국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경제 전반이 활기를 띠기 시작하면서 2373억 달러로 전녀동기 대비 6.9% 증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3위는 독일로 총 수출액이 2141억 달러로 3.5% 증가했고 4위 일본도 1035억 달러를 수출하며 전년대비 무려 9.2% 성장하며 우리나라와는 적지않은 격차를 보였다. 5위는 네덜란드로 전년대비 12.1% 증가한 974억 달러로 집계됐다.

우리나라는 수출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세계 순위가 작년 연간 8위에서 올들어 6위로 2계단 점프했다. 이는 7위 프랑스가 773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8% 줄어든 때문이다.

8위는 홍콩으로 761억 달러를 수출하며 9.2% 증가했고 9위 이탈리아는 707억 달러로 3.7%, 10위 영국은 687억 달러로 4.2% 각각 늘었다.

10대 수출국은 아니지만 올들어 수출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주로 원자재 수출대국들이었다. 1∼2월 국제유가와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덕택이다.

우선 호주가 38.2%로 71개국 중 가장 수출증가 폭이 컸다. 러시아는 36.6%, 에콰도르는 34.1%, 우크라이나는 32.7%나 폭증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28.1%), 노르웨이(25.9%), 브라질(23.5%) 등이 뒤를 이었다.

아시아 국가중에서는 인도네시아(19.4%), 필리핀(17.4%), 대만(16.2%), 싱가포르(15.9%), 베트남(15.8%), 말레이시아(14.8%) 등이 높은 수출증가율을 나타냈다.

우리나라가 수출 호조가 두드러지면서 경제전망 기관들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알라스테어 윌슨(Alastair Wilson) 무디스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은 22일(현지시각)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면담에서 "최근 한국경제의 회복세가 매우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앞으로의 전망도 낙관적이다. 일부 변수가 있지만, 글로벌 경제회복세가 뚜렷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IMF·세계은행 춘계총회 개막식에서 "글로벌 경제에 봄기운이 감돌고 있다"고 말했다.

IMF는 최근 6년 만에 처음으로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3.5%로 상향 조정했다. 중국 경제의 강세와 일본과 유럽 경제의 개선이 그 근거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반적인 제조업과 무역 회복의 결실로 글로벌 경제가 성장세로 돌아섰다고 평가했다. 라구람 라잔 전 인도중앙은행 총재는 "지금이 다른 때와 다른 것은 모든 엔진이 처음으로 가동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매우 강하게 가동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불은 붙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경제연구원은 23일 '살아나는 글로벌 경제' 보고서를 통해 "세계 경제는 회복 조짐이 보인다. 수출 경기의 개선이 지속될 수 있도록 주요국 시장 진출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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