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정부압박에 철회했다가 내달초 인상 계획 발표

▲ 지난달 초 단행하려다 정부의 강한 압박으로 무산됐던 BBQ의 치킨값 인상 계획이 결국 성사될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전재은 기자] '국민간식'으로 사랑 받고 있는 치킨값이 끝내 2만원 벽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초 가격인상을 단행하려다 정부압박에 못이겨 무산됐던 BBQ가 또 다시 치킨값 인상에 나선 때문이다. 

경기부진 속에 실업률이 치솟고 장바구니 물가마저 급등, 국민고통지수가 나날이 높아지는 가운데 서민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치킨프랜차이즈 1위 BBQ의 가격 인상은 경쟁 치킨업체들이 도미노식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여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BBQ는 지속적인 인건비와 임차료 상승에 과도한 배달앱 수수료 등 원가 상승을 이유로 조만간 모든 가맹점의 치킨 메뉴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인상 시기는 내달 초 쯤이 유력해 보인다. 가격 인상폭은 지난달초 발표했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BBQ의 일부 메뉴의 경우 이미 2만원선을 넘은 점을 고려하면, 거의 모든 메뉴가 2만원 전후에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BBQ가 치킨값을 올리게 되면 2009년 이후 8년 만이다.

BBQ는 지난달초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을 마리당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2000원(12.5%), '황금올리브속안심'은 1만7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자메이카통다리구이'는 1만75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올리는 등 주요 메뉴를 평균 9~10%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주요 브랜드 치킨의 가격이 1만원대 후반에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 업계 선두 BBQ의 가격인상으로 조만간 치킨값은 2만원대가 주류를 이룰 가능성이 높아졌다.

BBQ는 지난달초 치킨값을 올리려다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조류인플루엔자(AI)로 혼란한 틈을 타 치킨 프랜차이즈 등 유통업계가 가격을 인상할 경우 국세청 세무조사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의뢰도 불사하겠다고 압박을 가하자 인상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과 달리 최근 농식품부가 "시장에 맡기자"라며 치킨값 인상에 대해 한결 누그러진 입장을 나타낸 바 있어 BBQ의 뜻대로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커져 보인다.

최근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번에는 해당 업체가 AI 때문에 닭고깃값이 올라 치킨값을 인상한다는 얼토당토않은 핑계를 댔기 때문에 개입을 했던 것"이라며 합리적 이유라면 우리 부처가 나서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BBQ 가맹점주들은 최근 농식품부 담당자를 방문해 업계 사정을 설명하고 가격 인상의 불가피성에 대해 이해를 구했으며 조만간 소비자 단체 관계자도 만나 치킨값 인상의 정당성을 설득할 예정이다.

소비자들은 불만이다. AI파동으로 계란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데 치킨값마저 올려 이중고에 시달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닭값 급등은 AI 등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이다. 한번 오른 가격은 상황이 바뀐다해서 다시 제자로 환원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BBQ의 치킨값 인상은 결국 추후에 치킨업체들만 배불리는 일이라고 항변한다.

경기도 광명시에 사는 주부 신모씨(56세)는 "농산물과 달리 치킨이나 가공식품류는 한번 인상한 가격을 내리는 일이 많지 않다"면서 "향후 닭 수급이 정상화돼 닭값이 떨어진다해도, 다시 치킨값을 내리진 않아 결국 소비자들만 봉이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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