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선사들 일본업체 밀어내고 4~5권 약진 '눈길'

▲ 최근 채무조정안 합의로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대우조선을 필두로 국내 조선업체들이 수주잔량 기준 글로벌 톱3를 굳건히 지키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인환 기자] 법정관리 위기에서 극적으로 벗어나며 경영정상화를 향한 보폭을 넓히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3월에 이어 4월에도 수주 잔량 기준으로 글로벌 1위에 오르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자리바꿈은 있었지만, 중국의 후발 조선사들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글로벌 2, 3위 자리를 지켜내며 국내 조선업이 글로벌 경기 호황 조짐에 편승,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 조선업의 위기라는 세간의 우려를 불식하며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조선빅3는 '남은 일감'을 의미하는 수주잔량 기준으로 글로벌 톱3를 독식하며 아직까지는 건재하다는 것을 데이터로 입증했다.

다만 중국의 조선사들의 추격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중국 조선사들은 수주잔량 순위에서 일본 조선소들을 밀어내고 4~5위 자리를 꿰차며, 한국의 조선빅3의 턱밑까지 쫓아온 상황이다.

26일 영국의 조선·해운 전문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가 발표한 '세계 조선소 모니터 4월호'에 따르면 4월 초 단일 조선소 기준 수주잔량 1~3위에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울산), 삼성중공업이 각각 이름을 올려 한국 조선소들이 톱3를 장악했다.

조선소별로는 대우조선 옥포조선소가 624만6000CGT(88척)로 수주잔량 1위를 계속 유지했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는 326만2000CGT(65척),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325만6000CGT(60척)로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3월초 기준 수주 잔량과 비교하면 현대중공업(울산)이 2위로 한계단 올라서고 삼성중공업이 3위로 내려앉은 것이다. 한달간 현대중공업의 수주잔량이 13만2000CGT 감소하는 동안 삼성중공업은 34만8000CGT가 줄면서 현대중공업은 작년 10월 삼성중공업에 내줬던 2위 자리를 7개월 만에 되찾은 것이다.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4위와 5위를 각각 중국 상하이와이가오차오조선(210만7000CGT, 49척)와 장수뉴YZJ(190만4000CGT, 84척)가 차지했다는 점. 중국의 두 조선소는 일본의 이마바리조선(188만9000CGT)을 6위로 밀어내며 톱5에 명함을 내밀었다.

일본 이마바리조선의 수주 잔량이 한 달 새 변동이 없었던 반면 장수뉴YZJ 조선소의 수주잔량이 전월 대비 17만1000CGT가량 늘어나면서 5위로 치고 올라온 것이다. 지난 3월초 기준으로 4위는 중국 상하이와이가오차오조선, 5위는 일본 이마바리조선이었다.

7위는 경기 호황에 힘입어 순위가 급등하고 있는 크루즈선 전문 조선소 중 한 곳인 독일의 메이어베르프트가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각각 8위와 9위를 차지했다. 2015년 말까지만 해도 4~5위를 차지했던 두 회사는 10위권에 겨우 턱걸이했다. 10위는 중국 다롄 조선이 차지했다.

조선업계에서는 4월들어 중국 조선소들이 한국의 조선 '빅3' 뒤로 따라붙으면서 일본 조선소들을 밀어내고 순위가 상승한 것은 '저가수주' 위주에서 유조선과 벌크선을 중심으로 수주 실적을 올리면서 일본을 제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순위 상승이 중국 조선업의 경쟁력 상승을 나타내는 절대적인 지표로 받아들일 수만은 없다. 중국 조선소들의 순위 상승은 수주 성과에 힘입은 것이라기보다 적기 인도를 하지 못해 인도량이 다른 나라보다 적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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