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5일 4차 TV토론에 앞서 문재인 후보와 심상정 후보(왼쪽)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인환 기자] 문재인 더블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양강체제 속에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던 심상정 후보의 위상이 달라졌다.

TV토론이 시작되면서 특유의 논리적이고 조리있는 언변과 높은 정책 이해도를 바탕으로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정치토론 위주로 진행된 3차 TV토론 까지는 균형감있는 포지션으로 경쟁후보들의 네거티브적 심리전에 '중재자'로 나서더니 정책토론 중심으로 진행된 4차 TV토론에선 특유의 일관된 원칙과 소신으로 호평을 받았다.

심 후보는 특히 기존의 좌편향적인 진보 진영 대선 후보들과는 또 다른 이미지를 가감없이 내보이며 일부 골수 진보 진영에선 비난을 받고 있지만 범 민주당 지지세력쪽으로 외연을 빠르게 확장 중이다.

그야말로 심상정의 재발견이다. 심 후보의 달라진 위상은 지지율과 후원금으로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우선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함께 바닥을 헤매던 지지율은 최근 급반등하며 유의미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이다.

TV토론에서 잇달아 좋은 평가를 받자 지지율도 크게 반등했다.

한국일보와 코리아타임스가 의뢰해 한국리서치가 24~25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심 후보의 지지율은 8.0%로 2.1%포인트나 상승했다. 다소 버거울 것이란 1차 목표치인 지지율 10% 달성마저 가시권내 들어왔다.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후보에 이어 4위 자리를 놓고 다투던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5.1%)와의 격치도 크게 벌어졌다. 4차 TV토론 직후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각각 4.8%와 0.5% 빠진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CBS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4~26일 사흘간 전국 성인 15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심상정 후보는 7.5% 지지율로 전주 대비 2.9% 상승하며 자신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더욱 고무적인 현상은 20대에서 안 후보를 제치고 문 후보에 이어 2위로 부상했다는 점이다. 정의당 지지층 가운데서도 문 후보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를 탈환했다.

심 후보의 상승세는 문 후보가 안 후보를 지지율에서 거의 2배 차이로 따돌리며 대세론을 굳힌 덕분이라는 분석도 많다.

하지만, 경제, 노동, 안보 등 정책 분야에서 진보의 선명성과 성소수자 인권에 관한 소신을 강조한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은 것이 한몫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의당 추혜선 수석대변인은 "우리당 후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상승이 예사롭지 않다"며 "본선에 들어서부터 전국 각지의 유세 현장을 다닐 때마다 달라진 공기를 몸으로 체감하고 있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설명했다.

심 후보는 지지율 상승에 이어 최근 후원금이 눈에띄게 늘어났다. 정의당에 따르면 26일 오후 8시40분부터 26일 오전 9시까지 총 1441명의 지지자들로부터 후원금 7800여만원이 모였다. 5억여원의 후원금 중 7분의1 이상이 4차 토론을 전후해 들어온 것이다.

정치권에선 "TV토론이 진행될수록 심 후보는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는 발군의 모습으로 유권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며 "심 후보가 대세를 좌우할만큼 이번 대선의 폭발력있는 변수가 되긴 어렵겠지만, 정의당과 진보진영의 이미지 개선과 지지세력의 확장이란 의미있는 성과를 거둘 가능성은 매우 농후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기사에 포함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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