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조사 결과 4월 BSI 수직 상승... 비제조업도 호전

▲ 제조업 체감경기가 꾸준히 상승하며 BSI가 약 5년만에 장기평균이 80선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위클리오늘=임종호 기자] 수출이 우리 경제에 강한 활기를 불어넣으면서 제조업 체감경기가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4월 제조업 체감 경기가 59개월, 약 5년만에 최고치에 달한 것이다.

연초까지만해도 수출기업이나 대기업 중심으로 체감경기 지표가 상승했으나 최근에는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의 심리까지 동반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전반적인 제조업 분위기가 낙관적으로 바뀌고 있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의 업황 BSI가 83으로 전월(79) 대비 4포인트 상승했다. 4월 제조업 업황 BSI는 2012년 5월(83) 이후 4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작년 4분기부터 야금야금 상승세를 타다가 지난 3월부터 상승폭을 넓히더니 마침내 80대 수준으로 껑충 뛴 것이다. BSI란 경영상황에 대한 긍정적 응답과 부정적 응답 비율이 같은 경우를 100으로해 산정한다.

제조업 업황 BSI는 지난해 10월 71에서 11~12월 72, 올해 1월 75, 2월 76, 3월 79로 꾸준히 상승세를 탄 데 이어 이달에 장기 평균인 80을 넘어서며 체감경기가 뚜렷하게 호전되고 있음을 데이터로 증명했다. 제조업 BSI는 지난해 2월 63까지 추락했었다.

BSI는 기업을 대상으로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해 산출한 지수란 점에서 제조업황 BSI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경영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통상적으로 제조업황 BSI는 기업들이 현재 상황보다 부정적으로 응답하는 경향이 있다. 장기 평균은 100보다 낮게 나타난다. 대체로 장기평균은 80선이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대부분의 업종이 전월대비 상승한 가운데 수출 개선을 필두로 반도체와 석유화학 제품 관련 업종이 상승세를 견인했다.

특히 반도체의 상승폭이 컸다. 반도체와 관련된 전기장비와 기타기계 장비가 이달 각각 83, 88을 기록해 전월보다 무려 10, 8포인트씩 상승했다. 슈퍼호황기를 질주중인 반도체 시장상황과 반도체업체들의 대대적인 설비증설을 대변하는 것이다.

1차금속도 5포인트 오른 88, 비금속광물도 8포인트 오른 87을 기록했다. 반면 자동차와 조선·기타운수는 각각 7, 6포인트 하락한 76, 38로 집계돼 대조를 보였다.

한은 측은 "전자업종이 수출을 중심으로 여전히 상승세를 보였다. 신규 스마트폰이 출시됐고 반도체가 더 좋아지고 있다"며 "디스플레이 관련 설비 수주도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업군별로는 대기업, 중소기업, 수출기업, 내수기업할 것 없이 모두 체감 경기가 함께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업황 BSI는 88, 중소기업은 75로 각각 전월 대비 3포인트와 4포인트씩 올랐다. 수출기업의 업황 BSI는 86, 내수기업은 81로 각각 4포인트와 3포인트씩 상승했다.

5월 전망치도 밝다. 대기업은 88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중소기업(74→78), 수출기업(84→88), 내수기업(80→81) 등이 더 상승했다.

제조업 매출BSI도 3월 90에서 4월 93으로 상승하며 100선이 가시권내 들어왔다. 수출(90→93)과 내수판매(87→91) 부문도 모두 상승했다.

신규수주(90→91), 제품재고수준(100→101), 생산설비수준(104→105) 등의 지표는 상승했고 원자재구입가격(119→112), 제품판매가격(97→96), 자금사정(86→84), 인력사정(95→94) 등은 하락했다.

제조업체들이 꼽은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내수 부진(23.4%), 불확실한 경제상황(19.6%), 환율(10.3%) 등의 응답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비제조업의 체감 경기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월 비제조업 업황BSI는 78로 전월 대비 2포인트 상승했다. 2012년 5월(80) 이후 최고치다. 다만 다음달 전망지수는 78로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한편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4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7.6으로 전월대비 0.4포인트 하락했다.

하세호 한은 기업통계팀 과장은 "ESI는 전망지수를 이용해 산출하는데 다음달 선거나 휴일이 많아 제조업 가동률이 낮을 것이라는 업체가 많았고, 비제조업의 경우 대출 금리가 오르고 있어 자금 사정을 안좋게 보는 경우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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