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기준 시총 13조원대...엔씨 대비 '과도한 밸류' 지적도

▲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왼쪽)와 넷마블 방준혁 의장이 2015년 전략적 제휴식 자리에 나란히 앉아 있다. 당시엔 두 사람이 2년후 게임대장주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승부를 벌일 운명이란 것을 몰랐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방상훈 기자] 장외시장 황제주로 군림했던 넷마블게임즈가 IPO(기업공개)를 위한 공모청약에서 화려한 신고식을 치르며 오는 12일 성공적인 코스피 입성을 예고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IPO 최대어로 꼽히는 넷마블은 지난 25∼26일 이틀간 진행한 공모청약에서 청약증거금 7조7650억원을 끌어들이는 폭발력을 발휘했다.

글로벌 모바일게임 관련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운 '리니지2 레볼루션'의 대박 행진에 힘입어 어느정도 성공적인 공모청약을 예상했지만, 막상 뚜껑을 연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주관사인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공모청약 결과 339만723주 모집에 무려 9891만8260주의 청약이 접수됐다. 공모자금 규모가 약 5조원대에 이르는 대형주의 청약 경쟁률이 무려 29.17대 1로 나타난 것은 대단한 열기다.

넷마블의 공모가 역시 기대 이상이다.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를 토대로 한 공모가는 희망가 밴드(12만1000원∼15만7000원)의 최상단인 15만7000원으로 결정됐다.

넷마블은 이에 따라 상장 후 시가총액이 최대 13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상장 타이밍도 절묘하다. 높은 공모청약 경쟁률과 성공적인 수요예측이 뒤를 받치고 있는 상황에 증시 안팎의 분위기가 매우 좋다. 

최근 코스피가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 속에 고공행진 중이며 차기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수출 급증에서 비롯된 경기회복 조짐과 경제성장률이 계속 상향 조정중이다. 

넷마블은 이처럼 온갖 호재를 등에 업고 상장하는 덕분에 상장 초기에 강한 상승세를 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단기에 시총 15조원 돌파까지 기대되는 상황이다.

넷마블이 만약 시총 15조원대까지 상승한다면 시총 기준 톱20 안에 무난히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코스피 시총 랭킹 18위인 기아자동차가 14조1269억원이며 17위인 SK이노베이션이 15조8116억원이다.

IT인터넷 대장주 네이버(26조3701억원)와의 격차는 크지만, 기존 게임대장주 엔씨소프트와는 2배 정도 차이를 보이는 독보적 1위에 오르게 된다. 엔씨의 28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7조 8944억원이다.

넷마블은 오는 6월로 예정된 코스피200 정기 변경에서도 신규편입될 것이 확실시된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이 코스피200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특례편입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넷마블은 두 지수에 모두 특례 편입되지만 상장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각 지수의 정기변경일에 편입이 진행될 경우 상장 초반 안정적인 수급 기반을 확보하는데 매우 유리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넷마블의 시가총액이 13조원~15조원대 이를 것이란 전망은 기존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 넥슨 등과 비교할때  과도한 밸류에이션이란 반론이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넥슨과 엔씨가 자체 개발한 게임으로 서비스해 매출과 수익을 창출하는데 반해 넷마블은 주로 다른 업체가 개발한 게임이나 IP 기반으로 서비스하는 퍼블리셔란 점에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는 작년 실적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해 넷마블의 연결 매출은 1조5000억원으로 넥슨(1조9358억원)에는 못미치지만 엔씨의 매출(9835억원)은 크게 웃도는게 사실이다. 매출증가율 역시 50%에 육박하는 어닝서프라이즈였다.

문제는 이익률이다. 넷마블의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은 2946억원으로 매출 대비 20%에 좀 모자라고 당기 순이익도 2092억원 정도다. 반면 엔씨는 매출은 넷마블에 크게 못미쳤지만 수익성은 월등히 앞섰다.

엔씨의 개별기준 매출은 7441억원에 영업이익 3191억원, 당기순이익 2728억원에 이른다. 매출대비 영업이익률이 40%를 웃돌았다. 연결기준 영업이익도 3287억원, 당기순이익 2713억원으로 넷마블을 압도하고도 남음이 있다.

재무상태 역시 엔씨가 비교우위에 있다. 연결기준 넷마블의 총자산은 1조9574억원이며 총부채는 6470억원에 이른다. 반면 엔씨의 연결기준 총자산은 무려 2조3608억원이다. 부채 역시 4652억원으로 넷마블에 비해 약 2000억원 가량 적다. 두 회사의 순자산 격차는 5800여억원에 이른다.

향후 전망도 엔씨가 보다 유리하다는게 게임업계의 전망이다. 넷마블의 간판작 리니지2레볼루션이 초반 대박행진이 다소 주춤한 반면 엔씨의 모바일 블록버스터 기대작 리니지M은 사전예약자 300만명을 돌파하며 레볼루션의 대항마로 우뚝섰다는 평이다.

리니지2레볼루션의 IP권자인 엔씨로선 여전히 넷마블로부터 엄청난 로열티 수익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 자체 개발작인 리니지M까지 대박이 난다면 그야말러 양수겹장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넷마블이 신규 IPO 종목으로서의 신선함을 장점으로 어느정도의 거품이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볼때 엔씨의 펀더맨털과 미래가치가 반영된다면 게임대장주 경쟁은 더욱 불꽃을 튀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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