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의원 15명 탈당, 한국당 복귀…유승민 완주 의지 천명

▲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정당 비유승민계 탈당 논의 회의에 참석한 김성태(왼쪽)의원이 이진복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새로운 보수의 기치를 내걸고 새누리당에 분리 독립한 바른정당이 대통령선거일을 코앞에 두고 와해 위기에 내몰렸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바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요구했다가 무산되자 총 15명의 소속 국회의원이 집단 탈당한 것이다.

소속의원의 거의 절반 가량이 이탈한 바른정당은 창당 99일만에 사실상 와해 수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원내교섭단체(20인 이상) 자격을 잃게됐다. 중차대한 시점에 내부 갈등 표출로 유 후보의 지지율도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유 후보는 그러나 “제가 부덕한 부분도 분명히 있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그분들 결심이 개혁적 보수의 길이라면  그렇게 해주길 바랄 뿐"이라며 “8일밤 12시까지 많은 국민들을 만나 출마한 이유, 대통령이 되는 이유를 말씀드리고 9일 최종 선택을 받겠다"며 완주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바른정당을 박차고 나온 15명의 탈당파 의원들이 즉각 지지를 선언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얼마나 힘이 더 실릴 지, 또 얼마나 지지율을 높이는 재료로 활용될 지 여부다.

최근 친박과 범 보수진영의 지지세력을 끌어모으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치열한 2위다툼을 벌이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홍 후보와 자유한국당으로서는 대선레이스 막판에 중요한 호재를 확보했다고 자평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바른정당 의원들의 대거 자유한국당 복귀가 당장 홍 후보에게 의미있는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무엇보다 후보간의 단일화 없이 소속의원 10여명의 복귀만으로 의미있는 지지율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의미다.

유 후보의 지지율 자체가 미미하다. 대선레이스 시작 이후 유후보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를 넘지 못하고 있다. TV토론에서 발군의 자질을 보여주고 있지만 지지율은 요지부동이다. 최근엔 정의당 심상정후보에게까지 밀리는 수모아닌 수모를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지율에 상관없이 유 후보 스스로 대선을 포기하거나, 홍 후보와 보수단일화에 나선다면 얘기는 좀 다르겠지만 유 후보의 완주 의지는 확고하다. 추가 탈당 등 어떠한 상황이 닥쳐도 유 후보 성격과 정치 스타일상 원칙과 소신을 깨가며 중도 하차하긴 어려울 것이라는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다만 안철수 후보와의 2위경쟁엔 매우 예민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자유한국당에 비해 개혁성과 중도성이 강한 바른정당 소속의원들이 대거 홍 후보 지지선언으로 안 후보와 유 후보 사이에서 저울질하던 중도보수 성향의 지지세력이 홍 후보쪽으로 일부 흘러갈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김종인 전 더블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의 이른바 ‘빅텐트’ 계획에도 적지않은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  전대표는 안 후보의 공동정부 제안을 받아들여 중도 개혁보수의 통합을 모색했지만,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서부터 차질이 예상된다.

정치권의 한 전문가는 “바른정당 의원들의 자유한국당 복귀가 당장 홍 후보에게 큰 힘을 실어주지는 못하겠지만, 안 후보캠프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재료 역할을 할 것”이라며 “최근 홍 후보의 상승세에 맞물릴 경우 이번 대선레이스의 경쟁구도가 새롭게 짜여질 가능성이 없지않다”고 분석했다.

안 후보가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이러다가는 적대적 공생관계를 맺고 있는 낡은 양당 세력의 대결 판이 부활할까 걱정된다"며 즉각적으로 강력 비판하고 나선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한편 권성동·김성태·김재경·김학용·박성중·박순자·여상규·이군현·이진복·장제원·홍문표·홍일표·황영철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조찬회동을 갖고 탈당을 선언했다. 이자리에 불참한 정운천 의원은 오는 5일 자신의 지역구에서 개별적으로 탈당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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