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낙연 국무총리 지명자가 문재인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상경하는 차안에서 깊은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임종호 기자] 4년만에 처지가 뒤바뀐 여야가 문재인 정부의 1호 인사인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청문회를 앞두고 일전을 치른다.

여당은 5개월이 넘는 국정공백 사태를 조기에 종식시키는 동시에 문재인 정부의 조기 연착륙을 위해서 이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를 가급적 속전속결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필두로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범 야권은 각 당별로 온도차이는 나지만, 이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으로 호락호락 넘어가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국회에 이낙연 총리후보자 인사청문 요청서를 제출, 여야는 다음주초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청문회 일정 등을 조율할 예정이다.

청문 당사자인 이 총리 후보자 역시 14일부터 총리실로 출근, 본격적인 청문회 준비에 들어간다. 문 대통령으로부터 초대 총리후보자로 정식 지명된 뒤 꼭 나흘만의 총리실 입성이다.

문 대통령은 앞서 청문 요청서에서 "이 후보자는 4선의 국회의원으로 대변인, 원내대표, 사무총장, 국회상임위원장 등 당과 국회의 요직을 두루 역임하는 등 정치경험이 풍부하다"며 "전남도지사로서 도정을 안정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어 첫 내각을 성공적으로 이끌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일단 여야의 온도차이는 클 수 밖에 없다. 여당은 이 후보자가 장관 임명 제청권을 조속히 행사할 수 있도록 최대한 빠른 시간안에 국회를 통과할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야당은 이 후보자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 등 철저한 검증으로 맞선다는 입장이다.

집권 여당에서 제1야당으로 운명이 바뀐 한국당은 '강한 야당'의 자세를 강조하며 "제대로 검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정준길 대변인은 "원칙과 절차에 따라 제대로 검증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후보자의 철학과 능력, 자질, 도덕성 등을 두루 살펴볼 것"이라고 논평을 냈다.

정우택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구시대적 행동은 지양하고 합리적이고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면서 "특히 이 후보자의 대북관과 안보관을 집중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과의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는 바른정당은 좀 분위기가 다르다. 협력할 건 협력하고 따질 건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단순한 반대를 위한 반대나 딴지걸기 보다는 '따뜻한 보수'의 관점에서 '건전한 야당'의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오신환 대변인은 "국민통합을 위한 지역 안배 차원에서 호남 출신을 초대 총리로 지명한 것같다"면서 "청문 과정에서 일부러 발목을 잡지는 않겠지만, 과연 국민 통합의 적임자인 지, 도덕성과 국정 운영 능력을 갖췄는 지 신중이 따져야한다"고 지적했다.

여당과는 같은 뿌리의 야당인 국민의당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후보자가 국민의당의 최대 지역 기반인 호남 출신으로 전남지사를 역임하며 지지기반이 탄탄한데다가 대선후보 경선이 출마했던 손학규 전 대표의 절친이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봐주기 청문회'가 되지 않도록 검증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만약 국민이 용납할 수 없는 흠결이 드러난다면 결코 덮고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인사청문회가 최대한 신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고연호 수석대변인은 "새 정부의 첫 총리가 최대한 빨리 임명돼야 장관 제청 등 정부 구성이 차질 없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이 전 전남지사를 초대 총리 후보로 지명한 것에 대해 많은 국민과 호남 유권자들이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자가 여러차례 선거 과정에서 충분히 검증을 받은 인물이고, 한국당을 제외한 나머지 야당들이 조기 국정정상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이번 인사청문회에 임할 것으로 보여 이 후보자가 무리없이 청문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제1 야당인 한국당으로선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사태로 인한 장기 국정공백의 빌미를 제공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무리하게 딴지를 걸경우 여론의 뭇매를 맞을 공산이 크다"면서 "청문회에서 치명적인 흠집만 드러나지 않는다면 조기 통과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권 시절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철저한 검증으로 인해 여러 명의 총리후보자의 중도하차시키며 박근혜 정부를 궁지에 내몰았던 민주당 정권이 1차 통과의례를 순탄하게 넘어갈 지 벌써부터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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