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측 "절대 강요없었다" 해명에도 비난 여론 확산

▲ 주류업체인 무학이 최근 좋은데이 리뉴얼 제품의 판매량 증대를 위해 영업 부문 간부들에게 일종의 각서를 받는 갑질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강인식 기자] 부산 소주시장 양대산맥인 무학과 대선주조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최근 무학이 임직원들에게 판매량 목표 달성을 강요하는 내용의 각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각서에 강요는 없었다는 무학의 해명에도 불구, 국내 3대소주회사로 성장한 무학이 자의든 타의든 임직원들에게 각서를 받는 행태는 잘못된 조직 문화로 전형적인 갑질행위라는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무학의 이번 각서 파동은 동남권 주류 시장을 놓고 라이벌인 대선주조의 시장 잠식을 저지하기 위한 무리한 조치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학은 최근 좋은데이 리뉴얼 제품의 판매량 증대를 위해 영업 부문 간부들에게 일종의 각서를 받았다.

각서에는 판매량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퇴사를 비롯한 어떤 인사상 불이익도 감수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간부뿐만 아니라 일반 영업직원도 최근 사측의 판매량 증대 압박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부산 소주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던 대선주조는 2008년 전 대주주가 회사를 비싼 값에 사모펀드에 매각한 '먹튀 논란' 이후 시장 점유율이 20%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초 대선주조가 '순한시원'을 철수하면서 내놓은 알코올 도수 16.9도짜리 '대선블루'의 판매량이 늘면서 시장 점유율을 회복 중이다.

대선주조의 맹추격에 위기를 느낀 무학은 이달 1일 '좋은데이' 리뉴얼 제품을 내놓으며 70%에 달하는 부산 소주시장 점유율 지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6월 충주에 공장을 건설하는 등 수도권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던 무학이 '안방'에서 위협을 느끼자 영업조직을 압박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무학 관계자는 "영업조직 내부에서 판매량 증대와 시장 장악을 위해 자발적으로 의지를 표명하며 4명 정도 각서를 제출했지만, 이 과정에 강요는 없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런 사례는 다른 주류 회사에서도 종종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