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친문, 친노, 삼철, 낡은 언어 거둬달라"
[위클리오늘=이소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던 인사들이 백의종군하며 탕평인사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했던 양정철(55, 사진)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16일 새벽 지인들에게 '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제목의 문자를 통해 "참 멀리 왔습니다. 제 역할은 딱 여기까지"라는 문자를 통해 2선 후퇴를 선언했다.
양정철 전 비서관은 장문의 문자 메시지에서 "간곡한 당부 하나 드린다. 우리는 저들과 다르다. 우리는 정권교체를 갈구했지 권력을 탐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나서면 '패권' 빠지면 '비선' 괴로운 공격이었다. 저의 퇴장을 끝으로, 패권이니 친문·친노 프레임이니 삼철이니 하는 낡은 언어도 거둬달라"고 말했다.
양 전 비서관은 “멀리서 그분을 응원하는 여러 시민 중 한 사람으로 그저 조용히 지낼 것"이라며 "잊혀질 권리를 허락해 달라. 문재인 대통령님을 잘 부탁드린다. 그동안 감사했다"며 끝을 맺었다.
양정철 전 비서관은 국내에 머물 경우 행여 제기될 수 있는 '비선 실세' 논란에 쐐기를 박기 위해 조만간 뉴질랜드로 출국해 장기간 외국에 체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양정철 전 비서관을 청와대에 불러 만찬을 함께 하며 양 전 비서관의 공직을 맡지 않겠다는 강한 요청을 수락하면서 눈물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정철 전 비서관에 앞서서는 부산 출신의 이호철 전 민정수석이 문 대통령 취임날인 지난 10일 주변 인사들에게 보낸 페이스북 글을 통해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며 출국했다.
이호철 전 민정수석도 "삼철은 범죄자가 아니다. 문 대통령이 힘들고 주변에 사람이 없을 때 곁에서 묵묵히 도왔을 뿐"이라고 강조했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을 거친 전해철 의원은 현재 당 최고위원을 맡고 있는 현직으로 법무장관 후보 하마평에 거론되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로 나섰던 2012년 대선 당시에도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 전해철 의원, 이호철 전 민정수석 등 '삼철'을 포함한 친노(친노무현) 핵심 참모 출신 인사 9명이 일괄퇴진한 바 있다.
'신(新)친문'의 대표적 인사로 선대위 종합상황 1실장을 맡았던 최재성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인재가 넘치니 (저는) 비켜있어도 무리가 없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최재성 전 의원은 "문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부터 이번 대선에 이르기까지 영입하고 발굴하고 몰려 인재가 차고 넘친다. 오히려 외교·안보, 경제분야의 경쟁은 다른 분야를 능가할 정도"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재성 전 의원은 문 대통령의 대표 시절 사무총장, 총무본부장 등 요직을 맡았고 비문 진영의 문 대통령 공격을 막아내며 '호위무사'로 불리기도 했다.
대선 기간 정무팀에서 선거전략 기획의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소문상 전 정무비서관도 '생업'으로 돌아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정부 때 청와대 인사수석을 지낸 재선의 박남춘 의원도 "공직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뜻을 주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2선으로 후퇴하면서 운신의 폭이 넓어진 문재인 정부 참모진 자리에는 박원순계 인사에 이어 안희정계까지 등용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16일 초대 청와대 대변인으로 대선 경선 당시 안희정 캠프의 대변인을 지냈던 박수현 전 더민주 의원을 임명했다. '대통령의 입'이라 할 수 있는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의중을 잘 읽을 수 있는 최측근 인사를 앉히는 것이 일반적으로 다소 파격적인 인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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