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결산 및 2013년 전망

 
<위클리오늘 한석준 기자> 
입회금 반환 예측 가능한 골프장 상승세
신설 골프장 주춤 ··· 대중제 전환 크게 늘 듯

주식시장의 코스피 지수처럼 에이스회원권거래소가 골프장 회원권의 등락을 지수화한 에이스피종합지수가 지난 12월 1일 기준으로 748.1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연초 대비 11.5% 하락한 수치이며 동시에 에이스피종합지수를 발표한 이래 최저점이기도 하다.

올 초만 해도 주식시장 상승세로 인해 회원권 시장에도 매수세가 증가하며 상승 기류를 탔다. 그러나 3~4월 들면서 회원권 보유자들의 안전 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이용률이 낮은 종목부터 매각이 진행됐다. 올 여름에는 폭염과 장마 등의 계절적 악재까지 겹치면서 에이스피종합지수 800선이 무너졌다. 9월 골프 성수기에 들어서면서도 수도권 근거리 일부 종목만 강세를 보였을 뿐 신설 골프장이 많은 강원·충청권 등은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올 한 해도 저비용 고효율의 저가대와 주중회원권에 대한 개인 수요는 꾸준했다. 이들이 전체 거래시장을 주도한 반면 고가대 회원권은 법인 수요층의 감소로 하락폭이 컸다. 중가대는 우수한 회원특전을 제시한 신규분양 상품의 분양가가 대부분 중가대로 형성되면서 매수세가 분산되며 가격 경쟁력이 낮아졌다. 결국 하락폭도 14.1%로 가장 컸다.

지역별로 구분하면 중부권이 -13.2%로 연초 대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호남권은 -6.7%, 제주권은 -2.1%로 소폭 하락했고, 영남권만 0.7%로 유일하게 소폭 상승했다. 상승률이 높은 상위 종목 중 (주중회원 제외) 경주신라, 정산, 오라, 티클라우드 등은 모기업과 운영사의 재정상태가 비교적 건실한 골프장들로 입회금 만기 반납에 대한 기대감에 수요층이 꾸준했다. 올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경주신라 주주는 2년여 기간동안 공들인 클럽하우스 개보수 공사가 내년 완공 예정됨에 따른 기대심리가 작용했다.

반대로 하락 종목을 보면 청우는 올해 만기가 돌아온 입회금 반환에 대한 분쟁으로 급락세를 탔다. 필로스는 주변에 대중제 골프장이 크게 증가하면서 대기 매수세가 감소해 낙폭을 키웠다. 상대적으로 회원 혜택이 적은 캐슬렉스와 지산도 하락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한 골프장이 많았다. 총 7곳으로 롯데스카이힐성주, 서라벌, 아리솔, 오너스, 파인힐스는 회원 동의 하에 전환을 마쳤고, 더블래싱과 여수경도는 내년 개장에 맞춰 대중제로 전환한다. 향후에도 대중제로 전환하는 골프장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개장 예정 중인 대중제 골프장 수 또한 적지 않다.

대중제 증가는 골프 대중화에 순기능

대중제 골프장의 증가는 회원권 시장에 악재라고 볼 수는 없다. 회원권을 이용해 예약을 하고, 회원끼리 라운드를 할 경우 1인당 그린피가 10만원을 넘지 않는 등 확실한 차별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중제 골프장 증가는 오히려 골프 대중화에 기여하는 순기능이 있으며, 회원권 시장과는 별개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대중제 골프장에서 발행하는 선불카드, 쿠폰 등은 회원권 시장을 흐리는 요소로 이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   

한편 올해 회원권 시장의 화두였던 입회금 반환 문제는 우려보다 양호하게 지나갔다. 이는 우리나라 골프 회원권의 특수성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골프 회원권은 골프장과 회원간의 단순 채권채무 관계를 의미하지 않는다. 골프장과 회원간의 유대관계가 바탕이 된다. 특히 지방 회원권은 골프장 회원간의 결속력이 강해 오래된 골프장일수록 회원권을 매도하는 경우가 드물다. 또한 당장 이용이 우선인 법인에서 회원권을 처분하지 않는 것도 반환 문제가 크게 불거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2013년 최대 변수는 법인체의 시장 참여 여부

2012년 GDP가 2%대 성장에 그치면서 내년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대치도 낮은 편이다. 그러나 내년 새 정권이 들어서면 연초에는 경기부양이 화두가 될 것으로 기대돼 긍정적 분위기로의 개선 여지도 있다.

국내 회원권 시장 시세 등락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법인이므로 법인 회원권의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올해 수도권에 인접한 중고가대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그만큼 내년에는 이들 종목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됐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접근성과 주말 예약성을 우선 조건으로 삼는 법인체의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내년 3월경이면 법인체에서 회계 결산과 인사 이동을 거치면서 사용 빈도가 떨어지는 회원권은 정리하고, 신규 중고가대로 회원권 수요가 부활할 것으로 기대된다.

꾸준히 증가하던 신설 골프장 수는 감소할 분위기다. 관련법 개정으로 인허가 조건이 강화됐고, PF도 예전처럼 쉽지 않아 사실상 신설 골프장 수는 주춤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제는 공급 과잉의 문제보다는 기존 골프장들간에 옥석 가리기가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010년 이후 분양을 시작한 신설 골프장의 미분양 회원권은 시장의 뇌관이다. 특히 경춘라인 미분양 회원권이 어떻게 해결되느냐가 시장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경춘라인 신규 골프장 중 일부는 대중제로 전환했고, 힐드로사이처럼 프로대회를 유치하며 시작부터 명문 골프장으로 도약하는 곳도 있다. 문제는 나머지 미분양 골프장 처리에 대한 획기적인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내년에도 모기업 건전성은 골퍼들에게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또한 비용 대비 이용 효율성 높은 저가대와 주중회원권, 낮은 가격대의 무기명회원권에 대한 수요도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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