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순 아세안 특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현미·신경민 의원과 함께 필리핀 마닐라로 출국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철학과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한 소신을 담은 친서를 들고 출국했던 4대 강국 특사들이 잇달아 귀국한 가운데 이번엔 박원순 서울시장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특사로 임명, 21일 오전 전격 출국했다.

문 대통령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우리나라와 정치, 외교, 경제, 문화적으로 관계가 밀접한 4대 강국에 이어 취임 11일만에 아세안 특사를 파견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그만큼 아세안 국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당내외로 협치의 보폭을 확대하고 있는 문 대통령이 주요 보직에 친박(친 박원순)인사를 대거 기용,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박 시장을 아세안특사로 파견한 것은 '포스트 차이나'로 아세안 지역을 염두에 두고 스킨십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의 아세안 특사로 임명된 박원순 시장은 21~26일 5박6일 일정으로 동남아 각국을 방문, 국가원수들을 잇따라 만나기 위해 21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박 특사는 출국에 앞서 "4강 외교 외에 외교다변화라는 대통령의 비전에 따라 아세안이 국가 외교에 굉장히 중요하다는 판단, 대 아세안 관계 강화 측면에서 특사로 가게 됐다"고 강조했다.

박 특사는 "기본적으로 아세안이 우리 외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앞으로 굉장히 중요하다는 뜻을 전달하는 것이 이번 방문의 가장 큰 취지"라며 "우리 국가의 목표와 비전에서 아세안이 갖고 있는 정치·경제적 비중이 지금도 크지만 앞으로 훨씬 커질 것이란 측면에서 우호적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특사는 앞으로 마닐라(필리핀), 자카르타(인도네시아), 호치민(베트남) 등을 연쇄 방문, 각국 정상들에게 문 대통령의 정책방향을 담은 친서와 함께 각 국과의 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박 특사는 이날 오후 필리핀 마닐라에 도착, 곧바로 알란 카예타노 필리핀 외교장관과 면담한 뒤  22일 다바오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환담한다.

박 특사는 이어 인도네시아로 이동해 23일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을 차례로 만나 양국 간의 외교 및 경제 협력에 대해 집중 논의할 방침이다.

24일에는 베트남으로 넘어가 25일 쩐다이꽝 국가주석, 응웬쑤언푹 총리와 차례로 면담한 뒤 26일 귀국길에 오른다.

박 특사의 이번 아세안 순방길엔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현미·신경민 의원, 김창범 서울시 국제관계대사, 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원장, 유정현 외교부 남아시아태평양국장, 김주명 서울시장 비서실장 등이 함께했다.

박 특사가 방문 일정을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으로 잡은 것은 필리핀이 아세안 의장국이며  인도네시아에는 아세안 사무국이 있고, 베트남은 11월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이기 때문이다.

한편 아세안(ASEAN)은 1961년 창설된 동남아시아연합(ASA)의 발전적 해체에 따라 1967년 8월 8일 설립됐다. 창설 당시 회원국은 필리핀·말레이시아·싱가포르·인도네시아·타이 등 5개국이었다. 그러나  1984년 브루나이, 1995년 베트남, 1997년 라오스·미얀마, 1999년 캄보디아가 차례로 가입, 현재는 10개국으로 늘어났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