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SK·LG 등 자산 규모 34%급증...30대그룹 전체는 25% 줄어

▲ 지난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문재인 정부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에 지명된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4대그룹의 개혁을 강조하는 김상조 후보자.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전재은 기자] '재벌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교수가 공정거래위원장에 내정, 문재인 정부 재벌개혁의 칼날이 4대그룹을 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4대그룹의 자산 규모가 박근혜 정권 4년간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박근혜정권 4년간 30대 그룹의 평균 자산은 쪼그라들었으나 4대그룹만 자산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4대그룹 집중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진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그룹이 급성장하면서 경제력이 강화된 탓에 이들 4대그룹의 자산규모가 작년말 기준 30대그룹의 전체의 50%를 넘어서며 재벌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같은 추세는 올들어서 그대로 이어져 30대그룹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 4대그룹의 비중과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진다는 것은 우리 경제의 균형 성장에도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점에서 향후 구조 재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강하다.

21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개 그룹의 자산총액은 작년 말 864조9000억원으로 2011년 말 647조6000억원보다 33.5% 증가했다.

30대 그룹 전체의 자산총액이 2011년 말 1642조5000억원에서 작년 말 1317조8000억원으로 무려 24.6%나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그만큼 삼성을 필두로 4대그룹이 4년간 덩치를 엄청나게 키운 셈이다.

그룹별 자산규모는 삼성그룹이 363조2000억원으로 5년 새 42.0% 급증했다. 현대차그룹도 218조6000억원으로 41.4% 불어났다. SK그룹과 LG그룹은 각각 170조7000억원과 112조3000억원으로 각각 25.1%, 11.5% 증가했다.

자연히 30대 그룹 자산총액에서 4대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높아졌다 같은 기간 49.1%에서 52.7%로 5년간 3.5%포인트 높아졌다. 4대그룹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며 양극화 현상이 더 뚜렷해진 것이다.

증시 시가총액 규모도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4대 그룹의 5년간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690조4000억원과 37조8000억원으로 5년 전보다 0.9%, 7.0% 감소했으나 시가총액 규모는 2011년 519조5000억원에서 5년 만에 663조2000억원으로 27.7%나 커졌다.

4대 그룹의 경제력 집중도는 자산뿐 아니라 매출, 순이익, 증시 등 모든면에서 5년 전보다 강화했다.  매출 비중은 30대 그룹의 54.6%를 차지하며 당기순이익 비중은 69.4%에 달한다. 4대 그룹의 시가총액 규모는 증시 전체의 46.8%를 차지한다. 이 역시 5년 전보다 1.5%포인트 높아졌다.

4대 그룹의 이같은 경제력 집중 현상은 문재인 정부가 재벌그룹의 경제력 집중과 관련해 규제를 강화할 의지를 보이는 것의 명분으로 작용,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김상조 공정위원장 후보자는 이와관련, "그간 정책시행 틀은 자산규모 5조원 이상 등 일률적으로 규제 대상을 정해 적용하는 방식이어서 엄격하게 적용할 곳은 실효성이 없고 하위그룹에는 과잉 규제가 되는 문제가 반복됐다"며 재량권 내에서 4대그룹에 좀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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