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처음 외국인 고객 월100만명 아래로 추락

▲ 사드부지 제공 후폭풍으로 직격탄을 맞은 롯데면세점. 지난 3월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면세점이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송원석 기자] 면세점 업계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불황이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못지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점의 주 소득원인 외국인 이용객 수가 메르스 사태 이후 처음으로 월간 기준 100만명 아래로 추락한 것이다.

중국 단체관광객인 유커와 개별관광객인 싼커들이 사드배치 이후 한국 방문을 자제하고, 중국정부까지 나서 금한령을 내림으로써 면세점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이 데이터로 증명된 것이다.

다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시진핑과 전화외교에 이어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특사로 파견한 것을 계기로 한중 정부간의 관계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조만간 다시 월 100만명벽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 이용객 수가 1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면세점의 외국인 이용객이 월 100만명을 밑돈 것은 메르스 사태가 최고조에 달하며 외국인 관광객이 발길이 뚝 끊어졌던 2015년 7월 이후 처음이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면세점 이용객은 내국인 270만5000명, 외국인 99만8000명 등 총 370만4000명 규모로 집계됐다.

경기 회복 조짐으로 내국인 이용자 수는 지난 3월 253만4000명보다 6.8% 가량 증가했지만, 외국인은 123만5000명에서 무려 19.2% 감소한 것이다. 내국인 이용자수의 증가로 전체 이용객이 전월보다 1.7% 감소하는데 그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외국인의 월간 면세점 이용객은 작년 8월까지 190만명을 넘기며 200만명 시대가 기대됐으나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급감하다가 지난달 100만벽까지 무너진 것이다.

실제 외국인의 국내 면세점 이용객 수는 올 1월 168만2000명, 2월 163만3000명, 3월 123만5000명 수준으로 매월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3월15일 중국 '한국 관광 금지령' 시행을 기점으로 감소폭이 커졌다.

구매력이 유달리 강한 중국 관광객의 감소는 면세점 업계의 매출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내국인의 매출은 급증세를 보이고 있지만 외국인의 매출은 급감하고 있다.

지난달 국내 면세점의 내국인 매출은 2억9906만 달러 규모로 전월(2억6700만 달러)보다 12.0% 증가한 밤면 외국인 매출은 5억9015만 달러로 전월(6억6495만 달러)보다 11.2% 감소했다. 2월(8억8254만 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33.1% 감소한 수준이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한중 관계 개선 기류가 생기고 있지만 아직 면세점 매출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인천공항 2터미널 면세점 3구역 입찰이 벌써 네 번째 유찰된 것이 이를 방증한다"고 전했다.

실제 인천공항 면세점 3구역 입찰은 전날 신청 마감 결과 임대료를 10% 추가로 낮췄지만 대기업 몫 DF3(패션·잡화) 구역에 참가신청서를 낸 업체가 전무했다. 앞서 DF1(향수·화장품)과 DF2(주류·담배·포장식품) 구역은 각각 호텔신라와 롯데면세점이 사업자로 선정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울며겨자먹기로 중복 낙찰 금지 조건을 없애 롯데와 신라도 DF3 구역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차선책을 마련,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는 관세청과의 협의를 거쳐야 가능한 일이며 롯데와 신라가 참여할 지도 불투명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여건이 좋지 않은 가운데 수익성이 좋지 않은 공항 면세점에 업체들이 예전처럼 무리하게 뛰어들지 않는다"며 "사드보복이 중단돼도 시장 회복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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