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덴마크 검찰의 한국송환 판결에 반발, 항소심을 제기했던 정유라가 항소심을 자진 철회, 30일내 한국에 송환된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태 검증에 적지않은 키를 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한국 송환이 전격 결정됐다.

최근 1차 공판을 개시하며 본격적인 법리 다툼을 시작한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사건이 정유라의 송환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 실세 의혹의 정점인 최순실의 외동딸로 뇌물수수, 국외재산도피, 업무 방해 등의 여러 혐의를 받고 있다.

덴마크 검찰의 한국송환과 덴마크 지방법원의 1심 판결에 반발, 송환 결정 불복 항소심을 제기한 정유라씨가 항소심을 자진 철회한 것으로 밝혀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덴마크 검찰은 24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정유라의 항소심 철회 사실을 전했다. 덴마크 검찰은 한국 정부와 협의해 30일 이내에 정씨를 한국으로 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유라의 송환 날짜는 미정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박근헤-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철저한 마무리 의지를 내비쳐 정유라를 최대한 빨리 데려올 가능성이 높다.

법무부는 즉각 덴마크 법무부와의 외교 채널을 가동, 피의자 신분인 정유라를 인도·인수하는 방식과 시점에 대해 협의에 들어가 조만간 세부 일정이 정해질 전망이다.

당초 덴마크 법원 항소심에서도 패할 경우 내달 8일 대법원에 상고하며 계속 시간을 끌 것으로 예상됐던 정유라가 돌연 항소심을 철회한 배경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정유라가 고등법원에서도 한국 송환 판결을 뒤집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더 버텨도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결과로 보인다.

덴마크 검찰의 송환 결정에 맞선 1심 판결을 뒤집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올보르지방법원은 송환 불복 소송에 관해 "정 씨의 범죄 혐의를 재판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송환 요건이 충족하느냐를 보는 것"이라고 판시해 정유라의 승소 가능성이 희박하다는게 중론이었다.

송환 불복 소송으로 구금 기간이 길어지는 점도 현실적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 법원이 송환 불복 소송의 심리를 진행하는 동안 반복해 구금을 연장, 정유라는 현재 144일째 구속 상태다.

특히 정유라가 한국에서 실형을 선고 받더라도 덴마크 구금기간은 복역 기간에 산입되지 않는다. 소송에 이길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구금 기간만 늘어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의미다.

정유라가 처음 송환 불복 소송을 제기할 때와 상황이 많이 달라진 점도 항소심 중단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도 많다.

정유라가 만약 소송하지 않고 송환 결정을 따랐다면 박영수특검의 조사를 받아야 했으나 소송을 제기해 일단 특검수사를 면했다. 다만 한국에서 발부된 체포영장 유효기간이 2023년 8월 말까지로 돼 있어 마냥 시간 끌기로 수사를 피하는데 한계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 농단 사건에 대한 수사를 공소유지와 더불어 검찰의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꼽은 것도 정 씨의 ‘항소 철회’ 결정에 적지않은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이 최순실 게이트 재수사에 나설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으나 적어도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 사건의 수혜자인 정유라를 조사하지 않고는 관련 사건을 마무리할 수 없다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런 가운데 최순실이 지난 24일 열린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학사비리 재판에서 “검찰이 너무 많은 의혹을 제기해 내가 괴물이 됐다. 딸이 영혼은 죽고 육체만 살았는데 어린 자식이 잘못될까봐 삶을 지키고 있다”고 읍소한 것이 알려지면서 정유라가 심리적으로 흔들렸을 것이란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편 인터폴 수배자 명단에 올라 있던 중 지난 1월 1일 덴마크 올보르에서 덴마크 경찰에 체포된 정유라는 지난 3월 덴마크 검찰이 한국송환을 결정하자 이에 불복,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 4월 19일 1심에서 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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